거미줄 '단백질 배열' 복제해 '폴리머 필름' 개발
강철보다 강한 거미줄 단백질의 특성을 본딴 '친환경 플라스틱'이 개발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는 투오마스 놀즈(Tuomas Knowles) 교수 연구팀이 거미줄의 특성을 모방해 '폴리머 필름'을 개발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은 "자연에서 만든 가장 강력한 소재 중 하나"라며 "이 제품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일반 플라스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이 처음부터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수년간 불규칙한 단백질 상호작용이 미치는 알츠하이머 질병에 대해 연구하던 도중, 거미줄의 단백질이 강하고 질긴 이유를 발견했다. 수소결합을 통해 만들어지는 거미줄은 강철보다 강도가 강하다. 연구팀은 거미의 몸밖으로 나오면서 매우 강력한 섬유로 자기조립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에 연구팀은 콩 단백질로 거미줄 단백질 기능을 복제하는 방법을 찾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친환경 플라스틱인 '폴리머 필름'이다. 일명 '거미줄 플라스틱'이다. 수석 연구원인 투오마스 놀즈 화학과 교수는 "거미줄 플라스틱은 고성능 플라스틱과 성능이 똑같다"면서 "거미줄처럼 규칙적인 배열로 플라스틱 강도가 생성됐기 때문에 화학적인 가교제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거미줄 플라스틱'은 친환경 물질이다보니 자연환경에서 분해된다. 옥수수 전분이나 사탕수수, 코코넛 등 지금까지 개발된 친환경 플라스틱은 대부분 온도와 습도, 미생물 등 특정조건을 갖춘 환경에서만 분해됐다. 그러다보니 국내에서는 이런 친환경 플라스틱을 분해할만한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이런 친환경 플라스틱들은 100% 친환경 소재도 아니다. 한 환경 전문가는 "대부분의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들은 내열성을 갖기 위해 화학물질을 첨가한다"면서 "결국 100% 생분해는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거미줄 플라스틱'은 콩 단백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100% 친환경 소재여서 자연조건에서 분해된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삼플라(Xampla)는 거미줄 플라스틱을 소재로 한 다양한 캡슐과 일회용 봉지 등을 올연말 상용화할 예정이다. 로드리게스 가르시아(Rodriguez Garcia) 연구원은 "전세계가 플라스틱 오염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뭔가 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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