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生 냉동사료' 위험...항생제도 안듣는 박테리아 발견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7-13 16:09:52
  • -
  • +
  • 인쇄
포르투대 UCIBIO, 사료 55개 분석한 논문 발표
"사료 만진 직후나 변 치운 다음 비누로 손씻어야"


강아지 사료를 만진 직후나 변을 치운 다음에 반드시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강아지용으로 판매되는 날(생) 음식 사료에서 인간에게 치명적인 병원성 박테리아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포르투칼의 포르투대학교 약학부 소속 연구단체 '유씨아이 바이오'(UCIBI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감염병 회의(ECCMID)에서 강아지 사료가 장구균(VRE)을 확산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근거를 논문을 통해 제시했다.

'장구균'은 인간의 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박테리아의 한 종류다. 그러나 일부 장구균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있어서 발병하면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실제로 '항생제 내성이 있는 장구균'(VRE)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람이 전세계에서 매년 70만명에 달한다.

이에 유엔(UN)은 "장구균에 관한 적절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으면 2050년에는 1000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장구균을 세계 공중보건을 가장 위협하는 바이러스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 UCIBIO에서 분석한 강아지 사료 샘플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장구균'이 발견됐다. UCIBIO는 포르투갈과 유럽 지역에서 판매되는 55개의 유명 강아지 사료 브랜드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샘플은 △습식사료 22개 △생 냉동사료 14개 △건조사료 8개 △간식 7개 △반 습식 4개에서 채취했다. 생 냉동사료에는 소고기·거위·오리·연어·칠면조·닭고기·양고기·야채 등이 함유돼 있다.

조사대상 샘플 55개 가운데 54%에서 '장구균' 양성반응이 나왔다. 또 양성반응이 나온 샘플 가운데 40%는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5%는 최후의 항생제라고 불리며 슈퍼 박테리아 치료에만 쓰이는 '리네졸리드'에도 내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리네졸리드는 다른 약물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에만 사용된다.

연구에 참여한 아나 프레이타스(Ana Freitas) UCIBIO 박사는 "강아지 사료에서 발견된 장구균이 '리네졸리드'에 대한 내성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놀라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모든 생 냉동사료에서 리네졸리드에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를 포함해 많은 장구균이 발견됐다. 이에 프레이타스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강아지 사료가 장구균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프레이타스 박사는 "강아지에게 생식을 먹이는 것이 우리에게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사료의 성분과 위생 등 강아지 사료 제조를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에서 강아지를 키운다면 사료를 만진 직후와 강아지 변을 치운 뒤에는 항상 비누와 물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바다커튼·유리구슬...지구공학 방법론 온난화 억제 "효과없다"

지구공학 기술을 이용해 지구온난화를 대처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온난화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영국 엑스터대학 마

경기도민 89% "기후위기 심각…적극대응 필요하다"

경기도민 10명 중 9명이 기후위기 심각성을 인지하며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경기도는 지

강릉시, 평창 도암댐 비상방류 한시적 수용..."20일 시험방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이 평창 도암댐의 물을 한시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강릉시는 환경부 장관 방문 이후 거론됐던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

강릉 저수율 12% '간당간당'...단수 상황에 곳곳에서 '아우성'

18만명 강릉 시민의 생활용수 87%를 책임지고 있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 12%가 붕괴되기 직전이다. 10일 오전 6시 기준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전일 같은

해양온난화 지속되면..."2100년쯤 플랑크톤 절반으로 감소"

해양온난화가 지속되면 2100년쯤 바다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역할을 하는 남조류 '프로클로로코쿠스'(Prochlorococcus)의 양이 절반

곧 물 바닥나는데 도암댐 물공급 주저하는 강릉시...왜?

강릉시가 최악의 가뭄으로 물이 바닥날 지경에 놓였는데도 3000만톤의 물을 담고 있는 평창의 도암댐 사용을 주저하는 까닭은 무엇일까.9일 강릉 오봉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