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마다 내놓은 굿즈들...'그린워싱' 지적
스타벅스코리아가 창사 50주년을 맞아 지난 28일 하루동안 다회용컵을 무료지급한 것을 두고 '사실상 플라스틱 쓰레기를 뿌린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스타벅스 매장들은 다회용컵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소셜서비스에서는 "내 앞에 수백명의 대기 인원이 있다"거나 "커피 한잔 받으려면 한시간반을 기다려야 한다" 등 현장체험 게시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평소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던 사람들도 다회용컵 '굿즈'를 받기 위해 너도나도 몰린 탓이다. 심지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이날 스타벅스가 무료로 지급한 다회용컵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실 스타벅스 굿즈를 받기 위한 줄서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텀블러나 보온병, 의자 등 스타벅스는 계절이 바뀌거나 기념일이면 어김없이 MD상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MD 상품이 새로 나올 때마다 연일 화제가 됐고,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굿즈를 유료판매할 때도 북새통을 이뤘는데 이번처럼 스타벅스 다회용 컵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으므로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렇게 무료제공하는 '다회용컵'이 오히려 쓰레기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25년까지 국내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없앤다는 계획 아래 올 7월 6일부터 제주에서 시범적으로 '매장내 일회용컵 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매장에서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처럼 일회용컵 퇴출에 나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스타벅스는 다회용컵을 무료 제공함으로써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스타벅스는 최근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매장 내에서 개인용 컵이나 텀블러 사용을 중지시킨 상태다. 스타벅스에서 받은 다회용컵을 정작 스타벅스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권장 사용횟수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스타벅스는 자사에서 판매하거나 증정하는 다회용컵의 권장 사용횟수를 20회로 정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텀블러는 최소 50회 이상 사용해야 일회용 종이컵 하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스타벅스에서 권장한 대로 다회용컵을 사용한다면 오히려 환경을 해치는 꼴이다.
같은 시간 미국 스타벅스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다회용컵이나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면 커피를 무료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국내와 차이를 보였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가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누구보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처럼 굴면서 사실 MD 제품판매에 제일 열심인 회사"라고 비꼬았다. 또다른 누리꾼은 "진짜 환경을 생각했다면 다회용컵이 아니라 개인컵 할인을 더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타벅스를 자주 애용한다는 직장인 A씨는 "'시즌마다 새로운 텀블러를 구매하고 정작 사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이라며 "결국 그린워싱 기업들을 몰아내려면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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