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가 낮아지는 美 오대호...우후죽순 짓는 데이터센터가 원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7 17:21:42
  • -
  • +
  • 인쇄
▲미국 오하이오주 중부에 건설중인 '뉴 알바니 데이터센터'의 조감도 (사진=구글데이터센터 홈페이지)

미국 오대호 주변에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 건립되면서 오대호 수위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2019년 이후 오대호 수위가 0.6~1.2m 하락했으며, 최근 수개월 사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2020년 오대호 수위가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이는 자연스러운 감소라고 말하지만, 문제는 수위가 낮아지는 시점이 오대호 주변에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는 시기와 맞물려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서버들의 발열을 식히기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을 끌어다가 사용한다. 미국 퍼듀대학 연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하루평균 약 30만갤런의 물을 소비하며, 물을 재사용하는 폐쇄형 루프시스템을 활용하지 않으면 뜨거운 폐수가 하수시설을 통해 배출되면서 심각한 환경피해를 입힐 수 있다. 폐쇄형 루프시스템을 활용한다고 해도 냉각을 위해 수백만 갤런의 물이 필요하다.

오대호는 미국과 캐나다에 걸쳐있는 5개의 거대한 호수를 통칭하는 말이다. 미국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일리노이주, 인디애나주, 오하이오주 등에 걸쳐있는 오대호 주변에 있는 소도시들은 데이터센터를 짓기에 안성맞춤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위스콘신주 남동부 마운트플레전트에서 내년초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미시간호 연안에 위치한 라신시에서 상수도를 끌어다쓸 예정이다. 물 사용량은 연간 최대 84억갤런으로 예상된다. 이 상수도는 미시간호에서 공급받는다. 아마존(AWS)은 미시간호에서 약 3㎞ 떨어진 인디애나주 호바트에서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위스콘신주 포트워싱턴에서도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얼라인드 데이터센터(Aligned Data Centers)는 오하이오주 퍼킨스 타운십에 위치한 브라운필드 부지에 건물 4개동, 약 18만㎡ 규모의 NEO-01 데이터센터를 착공했다. 이 시기에 인근에 있는 이리호의 수위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리호는 이미 가뭄과 폭염으로 고갈되고 있는 상태다.

3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건설되고 있는 미시간주 벤턴하버의 주민들은 환경오염과 교통체증을 우려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우드빌 타운십 주민들은 지난 10월 "데이터센터는 냉각수 외에도 에너지 소비에 많은 물을 소비한다는 연구가 나왔다"며 데이터센터가 지역사회 수자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시간주 파이프호 주변에 건립 예정이던 데이터센터는 인근 마을주민들의 반대로 지난달 무산되는 등 지역주민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저지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업에서 "지자체가 불법으로 개발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거는 경우가 더 많아, 소도시들 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와도 손을 거의 못 쓰는 상황이다. 미시간주 살린타운십에서는 오픈AI와 오라클이 지방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결국 소비전력이 1.4기가와트(GW) 규모에 달하는 데이터센터를 건립했다. 이는 140만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이다.

기업 측에서는 오대호 지역사회에 일자리와 투자를 유치해 순이익을 준다는 주장이다. 얼라인드는 퍼킨스타운십, 지역학교, 직업센터 등에 수십만달러를 지불하고 지방당국으로부터 15년간 면세 혜택을 받기로 했다.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지자체들은 세수 확대 및 인프라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다만 지역주민들은 센터 건설단계에서 여러 지역업체가 고용돼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투자이익이 지역사회가 감수해야 할 장기적 대가를 감수할만큼 크지 않다는 시선이다.

2년 전에는 한 데이터센터 공사현장에서 오염물질을 이리호에 무단 방류한 것으로 밝혀져, 오하이오주 환경당국이 해당업체를 고발하는 일도 있었다. 데이터센터에서 고용돼 근무중인 한 지역주민은 "몇 년 전에도 데이터센터 현장에서 수질오염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다"며 센터에서 사용한 물이 호수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서울시, 1000명 넘는 행사 '폐기물 감량계획' 의무화 추진

서울시가 하루 1000명 이상 참여하는 행사에 대해 폐기물 감량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대규모 행사

'생산적 금융' 물꼬 틔우는 시중은행들…투자전략은 '각양각색'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총 124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계획을 제시하면서,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이나 가계대출이 아닌 산업과 기업의

'카카오 AI 돛' 출범…"2030년까지 100개 AI 혁신기업 육성"

카카오그룹이 4대 과학기술원과 손잡고 지역 인공지능(AI) 인재와 혁신기업 육성 추진기구인 '카카오 AI 돛'을 설립한다. 카카오는 2030년까지 5년간 500억

포스코 '사고다발 기업' 오명 벗나...올들어 중대재해 'O건'

지난해 6명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포스코가 올해 들어 단 한 건의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포스코는 올

롯데·이마트, 메탄 감축목표 '낙제점'..."육류 위주 공급망이 문제"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육류·유제품·쌀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메탄 감축목표가 '낙제점'이라는 국제환경단체의 평가가 나왔다. 20일 글로벌 환

FC서울 홈 개막전 앞두고...서울월드컵경기장에 '다회용기' 도입

서울시가 오는 22일 열리는 FC서울 홈 개막전에 맞춰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의 편의점과 푸드트럭에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시는 서

기후/환경

+

기후위기가 '청년소득' 줄인다...알파세대는 2억원 넘게 손실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지면 호주 청소년세대가 평생 약 18만5000달러(약 2억7700만원)에 달하는 경제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글로벌 컨설

기후테크 협의체 '그린테크얼라이언스' 사단법인으로 출범

그린테크얼라이언스(GreenTech Alliance)가 기후환경에너지부 산하 사단법인 설립 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그린테크얼라이언스

기온 2℃ 오르면…'식량불안 국가' 3배로 늘어난다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할 경우 식량불안을 겪는 국가의 수가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23일(현지시간) 국제환경개발연구소 보고서에

남극 이상고온에 황제펭귄만 나홀로 개체수 증가...왜?

남극의 이상고온으로 황제펭귄(King Penguin)의 번식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개체수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젠투펭귄 등 다른 펭귄

[기후테크] "습식 CCUS 기술로 포집효율 최고로 끌어올렸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바로 탄소포집·저장·활용(CCUS)입니다."씨이텍의 이윤제 대표는 탄소중립 시대의 현실적인 해법

역대 가장 더웠던 '최근 10년'...바다 에너지 흡수량 '포화상태'

지난 10여년이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시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다가 인류 에너지 사용량의 18배에 달하는 열을 흡수하며 온난화가 가속되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