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고갈과 환경문제 해결할 '꿈의 에너지' 한발짝
탄소배출 없는 '꿈의 에너지' 핵융합발전이 상용화에 한발 더 다가섰다.
9일(현지시간) 영국 원자력청이 운영하는 유럽공동핵융합실험장치(JET)는 5초동안 59MJ(메가줄)의 핵융합 에너지를 생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TNT 폭탄 14kg가량의 화력으로 지금까지 핵융합으로 얻은 에너지로는 최대량이다.
JET가 기존 핵융합을 통해 얻은 최대 에너지의 기록은 1997년에 달성한 21.7MJ이 최고였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서 이 기록을 2배 이상 올린 것이다.
핵융합은 태양과 같은 별(항성)이 빛을 내며 에너지를 내뿜을 때 사용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인공태양'으로 불리기도 한다. 핵융합은 두 원자핵이 충돌해 하나의 무거운 원자가 되는 과정이다. 충돌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한다.
태양은 고온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거대한 플라즈마 덩어리다. 이를 커다란 중력이 잡아둔 채 끊임없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우주로 쏟아낸다. 핵분열과 달리 핵융합으로 얻은 에너지는 폐기물 처리가 곤란하지 않고 원료가 풍부해 자원고갈과 환경파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어 '꿈의 에너지'로도 불린다.
다만 핵융합발전이 경제성을 갖추려면 '자기점화'가 가능해야 한다. 핵융합 연료의 온도가 1억°C에 이르면 외부가열없이 스스로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게 된다. 바로 이 시점부터 생성되는 에너지양이 주입되는 에너지양을 넘어서면서 실제 발전전력으로 상용화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결과를 두고 핵융합이 기후위기 해결에 있어 더는 허황한 꿈만은 아니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유로퓨전(EUROfusion)의 토니 돈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에서 "미래의 핵융합 발전소에 계획된 것과 정확히 동일한 연료 혼합을 사용해 지속적인 핵융합 과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핵융합을 5초동안 유지할 수 있다면 미래 기계(더 첨단화한 장치)를 통해 5분, 5시간으로 더 늘려갈 수 있다"며 희망을 내비쳤다.
다만 이번 실험 결과가 희망적이긴 하지만 상용화에 도달하기까지 아직 멀었다는 냉정한 평가도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토니 로울스톤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12MW라는 높은 에너지를 생성했지만 지금 당장은 5초밖에 되지 않아 훨신 더 긴 융합 연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이번 JET 결과가 현재 프랑스에서 건설 중인 핵융합 프로젝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프랑스 남부 카라디슈에선 한국,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인도, 일본,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실험로가 건설중이다. ITER은 현재 약 80%가 구축됐으며 2025∼2026년 핵융합을 시작할 계획이다.
JET가 핵융합의 생성과 유지를 증명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ITER는 50MW의 연료를 투입해 500MW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