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공태양' 레이저 핵융합발전...상용화 앞당겨지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8-18 17:34:34
  • -
  • +
  • 인쇄
美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실험결과
생산에너지 1.35MJ...자기점화 '70%' 도달

후추 알갱이만한 핵연료 캡슐에서 차량이 시속 160km로 달릴 때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발전 상용화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 3대 핵무기 연구소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는 국립점화시설(NIF)에서 진행한 핵융합실험에서 1.35메가줄(MJ)에 달하는 에너지를 발생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종전에 도달했던 에너지 발생량의 8배에 달하는 수치로, 자기점화 달성률이 70%에 이른 것이다.

핵융합은 두 원자핵이 충돌해 하나의 무거운 원자가 되는 과정이다. 충돌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한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생성하는 방식과 같다. 태양은 고온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거대한 플라즈마 덩어리다. 이를 커다란 중력이 잡아둔 채 끊임없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우주로 쏟아낸다. 핵분열과 달리 핵융합으로 얻은 에너지는 폐기물 처리가 곤란하지 않고 원료가 풍부해 자원고갈과 환경파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하지만 핵융합은 지구에서 구현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높은 열과 압력을 필요로 한다. 핵융합이 일어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특정공간 안에 잡아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핵융합발전은 경제성이 없어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태양과 같은 환경을 조성해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려면 투입되는 에너지가 생산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배보다 배꼽'인 상황이 되는 까닭이다.

핵융합발전이 경제성을 갖추려면 '자기점화'가 가능해야 한다. 핵융합 연료의 온도가 1억°C에 이르면 외부가열없이 스스로 핵융합 반응을 유지하게 된다. 바로 이 시점부터 생성되는 에너지양이 주입되는 에너지양을 넘어서면서 실제 발전전력으로 상용화할 수 있게 된다.

미국 리버모어 연구소에 있는 NIF는 축구장 3개 크기로, 192개의 레이저 광선을 한곳에 집중시켜 짧고 강력한 전자기 펄스를 발생시킨다. 이때 10억분의 1초만에 1.9MJ 규모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최근까지 NIF가 핵융합발전 시도 끝에 얻어낸 에너지양은 170kJ로 1.9MJ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실험결과 주입량의 70%에 달하는 1.35MJ에 도달한 것이다.

LLNL은 지난 수십년동안 핵융합의 자기점화 달성률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거듭해왔다. 연료캡슐의 미세한 요철을 매끄럽게 개선하기도 했고, 에너지 손실량을 줄이기 위해 캡슐의 연료 주입구 크기를 줄이기도 했다. 또 연료가 캡슐 내부에 더 오래 남아있도록 하기 위해 레이저 펄스를 정밀조정하는 개선작업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실험결과가 정확히 어떤 부분을 개선한 때문인지는 피어 리뷰(peer review·동료 검토)를 거친 논문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LLNL 연구소장 킴 뷰딜은 "이번 연구결과는 '관성봉입 핵융합'(ICF·핵융합 반응을 연료 타깃에 열과 압력을 가함으로 발생시키는 융합에너지 연구의 한 종류) 연구에 있어 역사적인 한걸음을 내딛은 것"이라며 "새로운 연구분야를 열었다"고 자평했다.

반면 LLNL 관성봉입 핵융합 계획의 수석과학자 오마르 허리케인은 "물론 힘겹게 얻어낸 과학적·공학적 성과지만 청정에너지로서 얼마만큼 효율적인지는 미지수"라며 "개인적으로 핵융합에너지는 아직 미래기술이라고 생각하고, 당장의 기후위기를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기후/환경

+

공장지붕 태양광 보급 '속도낸다'...첫 민관 간담회 개최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공장지붕을 활용한 태양광 확대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은 22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지

동짓날 캄캄한 밤하늘...수십개 별똥별 떨어진다

1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인 22일 새벽, 북극성 부근에서 떨어지는 수십개의 유성우(별똥별)를 관찰할 수 있다.이번에 떨어지는 별똥별은 작은곰자리

범국가 기후테크 스타트업 발굴...'넷제로 챌린지X' 통합공고

기후테크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정부의 프로젝트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범국가 탄소중립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