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캄보디아 북동부에서 희귀종 민물고래 '이라와디돌고래'를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마지막 남은 이라와디돌고래 한마리가 어망에 걸려 죽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라오스와 국경을 접한 캄보디아 북동부 쓰뚱 뚜렝주 내 메콩강 강둑에서 이라와디돌고래 한 마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이라와디돌고래는 이 지역에 살고 있던 마지막 개체였다.
죽은 돌고래는 약 1주일 전에 어망에 꼬리가 걸리면서 생긴 상처 때문에 꼬리로 헤엄을 치지 못해 결국 죽음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헤엄을 치지 못하니 먹이섭취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에 따르면 몸길이 2.6m에 몸무게 110kg이나 나가는 이 돌고래는 25살 수컷이며, 사체가 발견된지 사흘전에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마지막 개체의 죽음에 캄보디아 어류보존국은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을 싣고 "라오스 국경 인근 마지막 이라와디돌고래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북동부에 있는 이라와디돌고래는 국제적인 보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활동, 메콩강물 흐름의 변화, 기후변화 등으로 전체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라와디돌고래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사람들이 쳐놓은 그물에 들어가거나 폭발물을 이용해 어업하는 곳을 떠돌다 죽은 사례가 많았다.
이라와디돌고래는 고래목 강거두고래과에 속하는 민물 돌고래로 메콩강 지역을 포함한 인도차이나와 벵골만, 호주 북부지역에서 주로 발견됐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메콩강에서는 오염과 불법 포획 등이 늘어나면서 이라와디돌고래는 멸종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기후변화에다 상류에 우후죽순 건설되는 댐으로 물의 양이 줄어들면서 돌고래가 먹이로 섭취하는 수생생물 수도 급격히 줄어 위기에 처했다. 지난 1997년 캄보디아 어류 당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시 이라와디돌고래의 개체수는 약 200마리였다. 하지만 2020년에는 그 수가 89마리로 급감했으며, 그것도 스뚱 뜨렝주에서 멀리 떨어진 메콩강 하류지역에서만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돌고래가 살던 지역의 한 주민은 "이번에 죽은 이라와디돌고래는 이곳에서 살던 마지막 민물 돌고래"라며 "먹이가 부족하고 생태계도 파괴되고 있는 만큼 더는 돌고래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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