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국경세' 본격 시행…글로벌 무역질서 변화 신호탄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2 11:09:29
  • -
  • +
  • 인쇄

유럽연합(EU)이 올 1월 1일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하면서 수입 제품에 탄소 비용을 부과하는 새로운 무역규제가 본격 가동됐다.

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탄소배출량이 많은 수입 제품에 탄소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이날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품목을 EU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CBAM은 EU 역내 기업들이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부담해온 탄소 가격과 수입 제품간의 비용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EU는 그동안 역내 산업에는 강도 높은 탄소 규제를 적용해왔지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고탄소 제품이 유입되며 '탄소 누출' 문제가 지속돼 왔다. 탄소국경세는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을 차단하고 공정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제도 시행과 함께 글로벌 무역 시장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 터키 등 주요 제조·수출국들은 CBAM이 사실상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철강과 알루미늄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경우 추가 비용 부담이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국가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과의 충돌 가능성도 거론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들의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다. EU 시장 비중이 높은 글로벌 기업들은 제품 단가 조정과 함께 원자재 조달부터 생산·운송에 이르는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고 있다. 배출량 산정과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기업의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어, 탄소 데이터 관리 역량 자체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EU는 향후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와 부품, 화학제품 등으로 대상 품목이 넓어질 경우 CBAM의 영향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탄소국경세가 단순한 환경 규제를 넘어 글로벌 산업과 무역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정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CBAM이 단기적으로는 무역 갈등과 비용 부담을 유발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탄소 가격 신호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통상 전문가는 "탄소국경세는 기후 정책이 곧 무역 정책이 되는 전환점"이라며 "각국이 기후 대응과 산업 경쟁력 사이에서 새로운 전략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최남수의 ESG풍향계] 'ESG 공시' 이대로는 안된다

지난 5년동안 말만 무성했던 지속가능성(ESG) 공시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열린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ESG 공시

정부의 설익은 '전환금융'…고탄소 배출기업들 '대략난감'

정부가 지난 25일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전환금융'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정작 전환금융의 구체적 규모와 세부 집행계획을

대한항공 1년새 '운항 탄소배출' 42만톤 줄였다

대한항공의 '운항 탄소배출량'이 1년 사이에 42만톤 줄었다. 42만톤은 승용차 1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운항 탄소배출'은 항공기 연

LS머트리얼즈, 글로벌 ESG 평가 '실버' 등급 획득

LS머트리얼즈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실버 등급은 전체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삼성전자 '자원순환' 확장한다..."태블릿과 PC도 재활용 소재 사용"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워치와 태블릿PC,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1가지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3월 11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3차 상

기후/환경

+

정부의 설익은 '전환금융'…고탄소 배출기업들 '대략난감'

정부가 지난 25일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전환금융'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정작 전환금융의 구체적 규모와 세부 집행계획을

파나마의 변심...가까스로 합의한 '해운 탄소세' 무산되나?

도입이 1년 연기됐던 선박의 '해운 탄소세'가 미국의 압박에 의해 완전히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핵심 해운국인 파나마가 돌연 입장을 바꾸면서 해운의

美 서부의 '젖줄' 마른다...콜로라도강 수량 20% 감소에 '데드풀' 직면

미국 서부의 핵심 수자원인 콜로라도강의 수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2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콜로라도강 유역의 연

[주말날씨] 평년보다 '따뜻'...건조·큰 일교차 지속

이번 주말은 평년보다 기온이 오르며 일교차가 크고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겠다.남부 저기압의 영향으로 제주와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겠지만, 수도

아마존 '지구의 허파' 옛말됐다...2023년부터 탄소배출원 전환

'지구의 허파' 역할을 했던 열대우림 아마존이 탄소흡수원이 아니라 이미 탄소배출원으로 전환됐다는 진단이다.독일 막스플랑크 생지구화학연구소를

교육부, 2030년까지 국공립 학교 4378교에 태양광 설치

정부가 2030년까지 국공립 초·중등학교 4378교에 단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충한다. 학교 전기 사용량·요금 증가 부담에 대응하는 한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