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이 관리하는 아마존 탄소흡수량 2배..."원주민 권리보호 시급"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01 13:29:34
  • -
  • +
  • 인쇄
토지소유권과 영토 인정, 산림개발 사전동의 등
원주민 공동체 권리 보호해야 기후목표 달성가능
▲브라질 아마존의 원주민들. 이들은 남미 정부가 열대우림 훼손을 중단하기를 촉구하고 있다.(사진=Forest Declaration Platform)


열대우림을 보호하는 원주민들의 권리가 존중되지 않으면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는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간) 세계자원연구소(WRI)와 기후포커스(Climate Focus)가 발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과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등 4개 남미 국가 원주민들이 관리하는 산림은 다른 지역보다 탄소흡수량이 2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를 공동저술한 후안 카를로스 알타미라노(Juan-Carlos Altamirano) WRI 수석경제학자는 "원주민과 산림공동체의 권리가 보호되지 않으면 지구 기온상승을 1.5℃ 이하로 유지하려는 파리기후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원주민 권리보호없이 토지가 벌채되거나 개간된다면 이들 국가는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이 불가능하다"면서 "이는 세계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UN 연구에 따르면 원주민은 최고의 열대우림 관리인이며, 원주민 토지의 산림벌채 비율은 다른 지역보다 50%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브라질과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등의 국가들은 원주민이 주거하는 지역사회를 배제한 채 NDC를 달성하려면 국가 단위로 생활방식을 크게 바꿔야 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페루는 산림을 파괴해 손실된 탄소흡수원을 충당하려면 모든 차량의 운항을 중단해야 할 정도다. 브라질과 콜롬비아는 탄소 순배출량 증가를 상쇄하려면 차량의 80%를 운행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아마존 남동부의 약 10%는 산림이 이미 황폐화돼 탄소배출원으로 변했다. 그러나 아마존 원주민과 공동체가 보유한 산림의 92%는 여전히 탄소흡수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이 토지들은 1헥타르당 평균 3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이는 다른 지역의 땅보다 2배 이상 많은 양이다.

그러나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로 정부는 원주민 보호기관을 약화시키고 토지를 채굴, 석유 및 가스 탐사, 수력발전댐, 콩 농장 등으로 개발하도록 허락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브라질의 산림벌채 비율은 지난해 57%나 치솟아 10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자벨라 테이세이라(Izabella Teixeira) 전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보우소나로 대통령이 국제사회를 속이고자 '가짜 녹색, 단기 관점'만 제시했다고 꼬집었다. 테이세이라 전 환경부 장관은 "현재 브라질 정부의 관심은 기후변화나 환경파괴에 대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원주민들과 환경보호단체들은 그저 개발의 걸림돌로 여겨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WRI 연구에서는 원주민 토지 보호범위를 최대로 늘리기 위해 동등한 토지소유권, 원주민 영토의 법적 인정 및 산림 프로젝트의 사전동의를 받을 수 있는 공동체 권리를 요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