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스킨케어 시장에서도 물과 포장재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워터리스'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워터리스 제품들은 지구에게 유익한 것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벤 그레이스(Ben Grace) 워터리스 브랜드 SBTRCT 설립자는 "기후위기, 물 낭비, 팜유 의존 등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며 "물 낭비없는 워터리스, 제로웨이스트 스킨케어가 가능한 고성능 제품군 개발은 그 의미가 크다"고 했다.
기존 스킨케어 제품들은 물 함유량이 60~80%에 이른다. 그러나 워터리스 제품들은 물로 제형을 부풀리기 않고 바, 파우더, 시트, 스틱 등 고체형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부피감도 적고 사용하기도 간편하다. 영국 스타트업 플러스바디워시(Plus Body Wash)가 개발한 100% 용해가능 재질로 포장된 워터포뮬러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운반과 사용이 간편하고 물 사용량이 38% 적게 든다.
한국의 미용용품이 서양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워터리스 제품들의 인기도 더 치솟았다. 한국 미용제품들은 대부분 워터리스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전세계 출시된 퍼스널케어 제품 가운데 약 12%는 워터리스 제품이었다. 특히 미국 퍼스널케어 시장에서는 판매제품의 23%가 워터리스 제품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영국과 유럽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인도 시장조사업체 마하라슈트라 푸네(FMI)에 따르면 워터리스 미용용품 매출은 2031년까지 13.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워터리스 제품에 대한 판매가 늘어나자, 뉴질랜드 기업 에티크(Ethique)는 워터리스 스킨케어와 헤어케어 제품에 이어 최근 립스틱도 출시했다. 브리안 웨스트(Brianne West) 에티크 설립자는 "워터리스 제품은 물과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사용도 절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티크 워터리스 제품의 탄소배출량은 기존 제품의 8%에 불과하다.
워터리스 제품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도 시장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워터리스 스킨케어 제품들은 고체 정도가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그 이상의 형태와 성능을 지닌 제품들이 나와있다. 웨스트 창업자는 "소비자들이 지구를 위해 좀더 다양한 제품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면서 "식물성 제품, 고체형 제품, 동물실험없이 개발된 제품과 더불어 생산자와 직원들에게 직접무역 또는 공정무역을 약속하고 탄소생산을 줄일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 환경적으로 이익이 훨씬 더 크다"고 조언했다.
현재 깨끗한 물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전세계에 8억4400만명에 이른다. 그런 만큼 뷰티업계의 이같은 변화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레이스 대표는 "물 부족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라며 "물을 스킨케어 제품에 계속 불필요하게 사용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는 전체산업 즉, 브랜드, 소매업체, 제조업체, 원자재 생산업체, 모두에 해당되며, 뷰티산업은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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