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00억톤 모래·자갈 채굴...유엔 "모래 자원관리 시급"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7 17:09:38
  • -
  • +
  • 인쇄
모래는 물 다음으로 많이 이용되는 자원
UN "모래 채굴 국제표준화, 모니터링 필요"


전세계적으로 모래와 자갈의 채굴 속도가 자연적으로 보충되는 속도보다 빨라, 모래 자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엔이 26일(현지시간) 발간한 '2022 모레와 지속가능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500억톤의 모래와 자갈이 채굴되고 있다. 이는 지구 둘레에 높이 27m, 너비 27m의 벽을 쌓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이다.

모래는 물 다음으로 많이 이용되는 자원이지만, 중요한 광물자원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이에 유엔은 이번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인간이 모래에 의존하는 정도를 감안할 때 모래에 대한 이해와 가치평가의 근본적인 인식변화가 시급하다"면서 "모래의 채굴과 공급망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동식물 종의 손실에 대한 조치, 모래 채굴의 불균등한 사회적·경제적 영향을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모래 채굴은 호수와 강에서 이뤄지기도 하고, 토지나 암석 파쇄를 통해 이뤄지기도 한다. 문제는 현재 채굴 속도가 모래가 자연적으로 보충되는 속도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모래 자원을 효과적으로 규제하고 공평하게 관리하려면 채굴 관련 국제표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 방안 중 하나로 골재의 광물 소유권을 위한 법적체계 확립을 권고했다. 보고서의 주요저자 파스칼 페두지(Pascal Peduzzi) 유엔환경프로그램 글로벌자원정보 데이터베이스 책임자는 "전체 개발이 모래에 의존한다면, 이는 엄연히 전략적인 소재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의 또다른 저자인 크리스 해크니(Chris Hackney) 뉴캐슬대학 박사는 "목표는 모래를 광물 매장지, 물, 석유 및 가스 등 다른 자원과 동일한 관점에서 취급해야 하는 재료이자 상품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런 자원들은 모두 표준화된 국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운영되며, 지역에서부터 국가수준까지 규제된다"며 "그런데 이 규범에 모래와 자갈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래와 자갈에 대한 사용량 정보는 사실상 블랙홀 상태다. 보고서는 "현재 모래공급 기반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고, 총 생산량만 추정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세계골재정보네트워크(Global Aggregates Information Network)는 모래의 총 생산량이 2020년 422억톤에서 2021년 443억 톤으로 전년대비 4.9%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게다가 모래 채굴은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고, 모래언덕과 같은 자연방파제를 파괴해 홍수위험을 높인다. 이로 인해 어업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심지어 연료분쟁까지 불러일으킨다. 모래 채굴은 기후위기도 가담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래가 들어가는 콘크리트 부문의 탄소배출량이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다는 추정이 나왔다.

2050년 전까지 세계 인구는 100억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이 인구의 약 70%는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모래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고, 모래와 자갈이 줄어들면서 다양한 생물종들이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1000종 이상의 멸종위기종이 모래와 자갈 채굴로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이 피해범위는 2만4000종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세계 각국은 건설주도 성장에 기반한 코로나 회복전략을 추구하면서 골재 수요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해크니 박사는 "표준화가 지금까지 불법 관행으로 이뤄진 모래 채굴의 범위를 설정하고 억제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는 공급망 모니터링 개선 및 정부, 산업 및 기타 이해관계간 연결에 대한 정밀조사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