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달리는 차량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
식품 운송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네이처푸드(Nature Food)에 게재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 등 식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매년 30억톤으로, 이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6%에 이른다.
연구진은 74개국 37개 식품유형을 분석했더니, 세계 인구의 12.5%에 불과한 부유국이 전세계 '푸드마일리지' 배출량의 46%를 차지했다. 또 매년 발생하는 30억톤의 이산화탄소(CO₂) 가운데 자국 운송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약 17억 톤이고, 국제운송에서 발생하는 양은 13억톤이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리멩위(Mengyu Li) 호주 시드니대학 박사는 토지사용 및 생산, 소의 메탄 배출에 푸드마일리지까지 더할 경우 전세계 배출량의 약 30%가 식량생산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식품운송업 배출량은 도로 위 차량 배출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과일과 야채의 푸드마일리지 배출량은 10억6000만톤에 달했다. 두번째로 많이 배출되는 식품군은 곡물과 밀가루다. 반면 육류는 생산과정에서 28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과일·야채보다 7배 높았지만 푸드마일리지 배출량은 전세계 1억1000만톤으로 낮은 비중을 보였다.
연구진은 과일 및 야채의 냉장보관과 제철이 아닌 식품소비를 배출량이 높은 원인으로 꼽았다. 과일과 야채는 소비량이 매우 많고 운송거리가 더 길어 총 배출량이 높은 것이다.
연구의 공동저자 데이비드 라우벤하이머(David Raubenheimer) 시드니대학 교수는 "대부분의 지속가능한 식품연구가 식물성 식단을 육류와 비교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며 "사람들은 '고기는 나쁘고 채소는 좋다'와 같은 단순한 시각으로 주변정보를 해석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부유한 국가의 소비자들이 1년 내내 제철식품을 요구하는 습관을 예시로 들며, 이런 식품들을 먼 지역에서 운송하는 과정에서 배출량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라우벤하이머 교수는 "식량공급은 수요에 따르므로 소비자 태도가 바뀌어야 환경적 이익이 가장 크다"면서 "식물성 식단과 더불어 지역식품을 소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즉 식물성 식단이라 해도 수입농산물 및 계절에 맞지 않는 농산물 소비량을 늘릴 경우 오히려 배출량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라우벤하이머 교수는 "현지에서 생산된 식품을 소비하면 육류와 과일, 야채 모두 푸드마일리지를 감축할 수 있다"며 "지역 제철음식을 소비하는 것이 미래세대를 위한 건강한 지구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푸드마일리지'에 대한 연구는 식품이 소비자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배출량뿐만 아니라 식품생산에 사용되는 투입물에서 발생하는 배출량, 가령 동물사료로 이용되는 곡물의 배출량까지 계산했다.
라우벤하이머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사회 및 개인차원에서 다양한 식단이 식품마일리지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상세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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