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1.4조달러 걷어 기후배상 활용해야"
억만장자, 이른바 슈퍼리치의 탄소투자배출량이 프랑스 전체와 맞먹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슈퍼리치들의 탄소집약적 사업투자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프랑스 전역과 동일한 수준이라는 옥스팜의 연구결과가 이집트 유엔 COP27기후정상회담에서 발표됐다.
분석에 따르면 전세계 억만장자 125명은 183개 기업에 총 2조4000억 달러의 지분이 있다. 이들의 투자가 탄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각 억만장자의 투자배출량은 연간 평균 300만톤의 CO2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90%의 평균 CO2배출량 2.76톤보다 100만배 많다는 것이다. 억만장자 125명 전체의 배출량은 연간 3억9300만톤에 이르는데 이는 프랑스 인구 6700만명의 수치다.
보고서는 슈퍼리치의 배출량 50~70%가 투자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투자는 소비재산업, 에너지 및 소재에 집중됐으며 평균 14%가 화석연료, 시멘트 등 오염산업에 투자됐다. 투자대상 중 재생에너지 기업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각 억만장자가 동일한 배출량을 내려면 전용기로 세계일주를 1600만번 해야 하고 억만장자 각각의 배출량을 상쇄하려면 약 400만명의 사람들이 채식주의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2022년 8월 블룸버그 억만장자목록을 기준으로 억만장자 220명을 선정해 이들이 소유한 각 기업의 비율을 계산했다. 한 사업에서 10% 미만의 지분을 가진 억만장자들은 제외됐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발표하는 데이터에 의존했기 때문에 연구는 다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조사대상인 슈퍼리치 중 일부는 기후행동을 시도했다. 대표적으로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스포츠웨어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주는 환경보호를 위해 회사 소유권을 통째로 환경단체에 기부했으며 마이크 캐넌-브룩스(Mike Cannon-Brookes) 소프트웨어기업 아틀라시안(Atlassian) 공동설립자는 호주 에너지기업 AGL이 앞으로 20년 동안 석탄발전소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상당한 지분을 확보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억만장자 사이에서 이러한 노력을 보이는 경우가 극히 일부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주관한 옥스팜(Oxfam)은 부유층의 투자를 규제하고 오염산업 투자세율을 증대할 것을 촉구했다. 또 새로운 화석연료 추출 및 사용, 오염도가 높은 산업투자는 엄격하게 규제, 금지되도록 정부가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옥스팜은 전세계 슈퍼리치에게 재산세를 부과하면 연간 1조4000억달러씩 모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기후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개발도상국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를 해결하며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니 스리스칸다라자(Danny Sriskandarajah) 옥스팜GB CEO는 "기후위기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것은 저소득국가 사람들"이라며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오염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대기업과 부유한 투자자들을 폭로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COP27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리스칸다라자 CEO는 "기후변화에서 슈퍼리치의 역할은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며 "기후붕괴에 있어 억만장자 투자자들은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억만장자들의 배출량 수치를 발표하고 투자자와 기업이 탄소배출량을 줄이도록 규제하며, 부에 세금을 부과하고 오염투자를 규제함으로써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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