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개도국에 年 2조달러 기후금융 지원해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1-08 11:37:39
  • -
  • +
  • 인쇄
COP27 보고서…저탄소경제 전환기금 필요
"선진국엔 피해 확산 저지·신산업 투자 기회"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COP27) 개최지인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컨벤션 센터의 부스 앞 (사진=연합뉴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개발도상국에 매년 2조달러(약 2872조원)가 투입돼야 하지만, 선진국 입장에서도 합리적인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가 개막한 가운데 지난번 의장국 영국과 이번 의장국 이집트가 8일 '기후행동을 위한 금융' 합동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1.5℃ 목표'를 지키려면 2030년까지 매년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에 2조달러가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COP27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는 '기후배상'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들이 불러온 기후변화로 걷잡을 수 없는 재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물리적 인프라 재건·확충 뿐 아니라 붕괴된 사회조직을 복구하기 위한 보건·교육 등에도 많은 자금이 필요한 실정이다.

게다가 유엔은 11월 중순에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발도상국의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에너지 수요도 함께 폭증할 전망이다. 이때 개발도상국들이 화석연료에 계속 의존하면서 기후목표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이들 국가를 위한 저탄소경제 및 청정에너지 전환기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기후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선진국 투자자들과 다국적기구들이 개발도상국들을 위해 2030년까지 매년 1조달러(약 1387조원) 규모의 외부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선진국들이 제공하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보조금과 저금리대출 기금 규모를 연간 300억달러(약 42조원)에서 600억달러(약 83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짚었다.

이밖에도 당사자인 개발도상국들은 조세를 확대하고, 화석연료와 연관된 정부보조금을 줄여 내부적으로 공공 및 민간자본을 활용해 1조달러를 확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2025년부터 연간 1조달러에서 2030년에는 2조4000억달러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해 연 평균 2조달러(약 3329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추산을 내놓았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유엔사무차장 베라 송웨 박사는 "상당량의 기후금융 자금줄을 푸는 것이 개발과제의 핵심이고, 이는 각국이 더 이상의 자연훼손 없이 복원력을 길러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감당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금융지원이어야 한다"며 "금융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영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이행조처가 제대로 연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이자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영국의 니콜라스 스턴 경은 "부유한 나라들은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끼친 영향을 놓고 봤을 때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는 정의의 문제일 뿐 아니라 중대한 자국 이익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향후 10년간 에너지 인프라 및 소비분야의 성장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날 것이고, 이 성장 방향이 화석연료로 굳어지게 된다면 기후위기가 위험한 수준으로 악화하면서 선진국과 저소득국가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전략은...KEMI, 17일 세미나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SG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50억 기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50억원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사용된다.서울대는 3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중강

KCC '2025 ESG 보고서' 발간...온실가스 '스코프3'까지 확장

KCC가 ESG경영 성과와 지속가능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1번째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

"중대재해는 기업 ESG평가의 핵심리스크...등급 차감요소로 작용"

'중대재해'가 기업의 가치와 ESG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3일 발간한 '중대재해

기후/환경

+

바닐라·유제품 생산량도 감소?...기후변화로 생산량 감소세

바닐라와 유제품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과 향신료가 기후변화에 의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샬럿 와테인

美 캘리포니아 반년만에 또 '대형산불'...폭염과 강풍에 불길 확산

올 1월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 Fire)에

"더이상 못 참겠다"…환경부, 계양산 러브버그 직접 방제

인천 계양산에 떼로 나타났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환경부가 결국 직접 방제에 나섰다.최근 계양산 정상을

때이른 폭염에 '가장 더운 6월'...1년만에 평균기온 또 갈아치웠다

올 6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6월 전

'불지옥'으로 변한 유럽...독일과 그리스 산불 계속 확산

역대급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유럽으로 인한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가득이나 뜨거운 대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주말날씨] 낮 최고 36℃ '찜통더위'...밤에도 28℃ '열대야'

이번 주말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많겠다.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