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7 참석 지도자들에 기후위기 경고"
스웨덴에 거주하는 70대 환경운동가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4개월동안 자전거를 타고 유엔 기후총회가 열리는 이집트에 도착했다.
13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북부의 카트리네홀름에 거주하는 도로시 힐데브란트(72)씨는 지난주 자전거를 타고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가 열리는 이집트 시나이반도 남부의 홍해변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 7월 1일부터 분홍색 전기 자전거와 함께 여정을 시작해 4개월 동안 유럽과 중동의 17개국을 거쳤다. 하루 평균 80km를 달려 총 8830km를 이동했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직선거리(350km)의 25배에 달한다.
독일 중부 카셀에서 태어난 힐데브란트씨는 1978년 남편을 따라 스웨덴으로 이주한 뒤, 주택 청소일을 하고 노인 및 장애인 돌봄 교육을 받았다.
10여 년 전 은퇴한 그는 지금은 '미래를 위한 할머니들'이라는 단체의 일원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두 명의 손자들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자신의 환경운동 상황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다고 한다.
이번 여정의 목적은 COP27에 참석한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2015년 파리 기후협약에서 언급된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을 위한 강력한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과학자들은 파리 기후협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현재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절반까지 줄여야한다고 말한다.
70대 환경운동가의 의지는 COP27 행사 중 사실상 시위를 봉쇄하고 인권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이집트 지도자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힐데브란트씨는 지난 11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초대를 받아 그와 함께 자전거를 탔다고 한다.
그는 "엘시시 대통령은 모든 환경 운동가의 시위를 허용하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전했다.
COP27 행사가 끝나면 그는 다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스웨덴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샤름 엘 셰이크에서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거쳐 지중해 도시 알렉산드리아까지 자전거로 이동하고, 이후엔 배로 이스라엘 하이파, 그리스를 거치는 여정이다.
힐데브란트씨는 "오랜기간 자전거를 타는 것이 불편했지만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기후위기의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싶었다"며 "의지가 있다면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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