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성 강화하면 저렴한 가격도 가능"
전력부문 탈탄소화를 위해선 전력 계통을 유연하게 만들고 전력시장 구조를 개선해 재생 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이집트에서 개최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현장에서 기후솔루션, 카본트래커(Carbon Tracker), 세계풍력에너지위원회(GWEC), 펨비나 인스티튜트 등 세계 4개 비정부단체들은 공동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제로 한 공식 사이드 이벤트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력회사, 기업, 에너지연구기관, 시민사회단체 등 각 부문의 전문가들이 모여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각국의 모범사례를 소개하고 현실적인 정책 제안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전력시장 개선책에 대한 발표와 논의를 나누었다. 캐서린 스튜어트 캐나다 기후변화대사는 환영사에서 "재생 에너지와 전력망의 현대화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공적 금융이 민간 금융과 함께 나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논의의 물꼬를 텄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일본 재생에너지연구소(REI)의 미카 오바야시 국장은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핵심은 전력 계통"이라며 "계통의 유연성(flexibility)을 강화한다면 재생에너지를 신뢰성 있고 안전하게(reliable and safe) 전력망에 공급하고 확대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바타글리니(Antonella Battaglini) RGI(Renewable Grid Initiative) 대표는 "재생에너지로 100% 전력 공급을 몇 주간 달성한 나라도 이미 나온 바 있다"며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런 재생에너지 '친화'적인 전력 계통을 만들기 위해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의 전력망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전력을 공급해 왔는데, 공급에 맞춰 수요를 조절하는 '스마트'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국 내셔널 그리드(National Grid, 한국의 전력거래소 역할)의 데이비드 라이트(David Wright) 수석 엔지니어는 "수요가 재생에너지 원천으로부터 생산되는 청정한 전기가 있을 때 수요가 따라갈 수 있도록 유연성과 전력시장 개편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연한 계통망은 결국 재생에너지를 저렴하게 만들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하고, 결과적으로 탄소 중립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화석연료의 가격 경쟁력은 이미 크게 떨어졌다. 토론에 나선 메타(옛 페이스북)의 이오건 그리핀(Eoghan Griffin) 지속가능성 팀장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는 메타의 변함없는 전략"이라며 "세계의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시장에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의 사례를 소개한 기후솔루션의 김주진 대표는 "전력시스템이 전통적으로 화력발전에 의존적인 국영 전력기업과 같은 곳에 의해 독점으로 운영된다면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달성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며 "이를 바꾸기 위해선 공정거래법 등에 밝은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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