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총회 막바지…'손실과 피해' 결의문 초안에 담았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5 19:07:47
  • -
  • +
  • 인쇄
합의과정 진통…최종채택 불투명
물 부족·젠더·생물다양성도 논의
▲14일(현지시간) COP27회담에서 여성대표단이 기후정책에 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COP27 트위터)


기후변화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이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의 결의안 초안에 담길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합의로 도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의 요구사항으로 올해 처음 정식 의제로 채택된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은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비경제적 손실을 뜻하는 말이다. 해수면 상승을 비롯해 홍수, 가뭄 등에 의한 인명 피해와 이재민 발생, 시설파괴, 농작물 피해 등이 모두 이에 속한다. 

올해 8월과 9월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대홍수와 아프리카에서 40년만에 발생한 최악의 가뭄이 대표적이다. 이 가뭄이 지속되면서 약 1억5000만명이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는 개발도상국들이 입고 있지만 기후변화를 초래한 당사자는 화석연료를 집중적으로 배출하고 있는 선진국에서 비롯된 것인만큼, 지구온난화를 가져온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에 이를 보상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것이 개도국들의 주장이다.

'손실과 피해'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래로 꾸준히 논의돼 왔던 의제다. 그러나 정식 의제로 채택된 것은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에서다.

이네자 우무호자 그레이스(Ineza Umuhoza Grace) 르완다 '손실과 피해' 협상가는 "'손실과 피해' 금융이 현재 의제로 다뤄지고 있지만 특히 개발도상국의 부채를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접근성 높은 금융작업이 필요하다"며 구조개혁 및 개혁과정에서의 개발도상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마르 알콕(Omar Alcock) 자메이카 수석협상가는 "작업프로그램과 워크샵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빈곤국에 더 많은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지금껏 '손실과 피해'에 관해 진전된 바가 거의 없다"며 "'손실과 피해' 금융은 치료법이 아닌 필수"라고 힘주어 말했다.

초안에는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기금 조성 추진 이슈와 관련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 목적성 신규 기금 조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옵션이 포함됐다. 부채 경감, 다국적 개발 은행과 국제 금융기관의 개혁, 인도주의적 지원, 자금조달원 혁신 등도 초안에 포함됐다.

하지만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손실과 피해' 기금을 조성하는 문제를 놓고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서 이번 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초안에는 '손실과 피해' 기금 조성 추진 논의를 앞으로 2년 더 진행한다는 내용도 담겨있어서, 논의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도국은 이번 총회에서 선진국이 개도국을 위해 연간 1000억달러(약 132조원)의 기후변화 재원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도 촉구하고 있다.

G7과 유럽연합 등 선진국은 2009년 코펜하겐 합의에서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 공여금 규모를 연간 10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는 여러 번 재확인됐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같은 상황 속 이날 COP27에서는 우선 약 2억달러(약 2600억) 규모의 초기 자금을 통해 기후변화로 피해를 본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계획이 수립됐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이번주 금요일에 끝날 예정이지만 적어도 토요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최국인 이집트는 공식협상과 더불어 요일별로 논의할 주제를 정해놨다. 기후위기가 가장 핵심주제지만 COP기후정상회담의 시초인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1992)'에 포함되지 않는 문제들도 논의하게 된다.

14일(현지시간) 월요일에는 물부족 문제가 다뤄졌다. 나일강은 이집트 경제, 농업, 문화의 중추이기에 이집트에게 물은 특히 중요한 관심사다. 기후위기와 관련해 여성들이 어떻게 특정 문제에 직면하는지도 중점 논의됐다. 지난 2020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기후재난지역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더 증가하고 있고, 토지권리와 투자, 원조같은 문제에서 더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15일(현지시간) 화요일에는 시민사회가 논의주제로 다뤄진다. 권위주의 국가인 이집트는 인권탄압이 심각하며, 이번 회담에서 시민사회활동과 시위를 크게 축소시킨데다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협박과 통제까지 자행하고 있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다. 이날 다뤄지는 에너지 분야에서는 화석연료 산업 종사자들이 청정에너지 분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어떻게 지원할지에 대해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16일(현지시간) 수요일에는 생물다양성의 주제로 다뤄진다. 산림보존 및 재생, 탄소흡수원으로서의 습지·이탄지 복원, 폭풍·해일·해수면 상승 방파제로서의 맹그로브 늪 재생 등이 주제에 포함될 예정이다. 유엔 생물다양성회담인 COP15가 몇 주 후 캐나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마지막 주제의 날은 목요일에는 민간부문이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선보인다. 동시에 이날 탄소포획저장이 실행 가능한 기술인지, 그리고 화석연료에서 생산하는 수소가 석유가스산업을 그린워싱하는 '트로이목마'인지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COP27에서 진행되는 협상은 비공개 회담에서 진행된다. 협상 주제는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방안과 맹그로브 늪과 산호초 복원, 방파제 건설, 산림재생, 조기경보시스템 설치 등 국가들의 기후적응지원방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찾아가는 친환경 교실...남양유업, 올해 8개 초교에서 진행

남양유업은 올해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찾아가는 친환경 교실'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26일 밝혔다.'찾아가는 친환경 교실'은 남양

[ESG커넥트포럼] 전세계 재생에너지 본궤도..."트럼프도 못막아"(종합)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전환이 이미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가 후

[ESG커넥트포럼] 김익 회장 "탄소중립 실현하려면 전과정평가 필수"

김익 한국전과정평가학회 학회장 겸 스마트에코 대표는 "공급망 관리없이는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김익 학회장은 25일 뉴스트리와

[ESG커넥트포럼] 이한경 대표 "中企 ESG대응, 규제상황부터 파악해야"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는 "중소·중견기업들은 ESG 통상규제에 대응할 때 어떤 규제상황에 처해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ESG커넥트포럼] 이유수 연구위원 "분산에너지는 에너지 불균형의 대안"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력망 건설의 난항에 따른 전력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려면 분산에너지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ESG커넥트포럼] 석광훈 위원 "트럼프 2기도 재생에너지 혁명 계속될 것"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트럼프의 선언들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혁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석광훈 전문위원은 25일 뉴스트리와

기후/환경

+

PFAS 처리된 미세플라스틱 '독성이 40% 강해진다'

미세플라스틱이 '영원한 화학물질' 과불화화합물(PFAS)을 만나면 독성이 더 강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25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대학 연구팀은 물벼룩

[ESG커넥트포럼] 전세계 재생에너지 본궤도..."트럼프도 못막아"(종합)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재집권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전환이 이미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가 후

[ESG커넥트포럼] 이한경 대표 "中企 ESG대응, 규제상황부터 파악해야"

이한경 에코앤파트너스 대표는 "중소·중견기업들은 ESG 통상규제에 대응할 때 어떤 규제상황에 처해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ESG커넥트포럼] 석광훈 위원 "트럼프 2기도 재생에너지 혁명 계속될 것"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트럼프의 선언들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혁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석광훈 전문위원은 25일 뉴스트리와

[ESG커넥트포럼] 이유진 소장 "탄소중립 2.0 시대...한국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탄소중립 2.0 체제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가 피할 수 없는, 도달해야 할 미래"라며 "탄소중립 목표와 이행에 있어 에너지

[COP29] '1.3조달러' 진통끝 합의...구속력없어 이행여부는 '물음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2035년까지 신규 기후재원을 연간 1조3000억달러(약 1827조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가까스로 합의했다. 1조3000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