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제2요소수' 될라...핵심광물 中의존도 78%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2-15 15:59:54
  • -
  • +
  • 인쇄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은 산업경쟁력과 직결
'제2의 반도체' 수입처 다변화·기술개발 절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2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8대 핵심광물의 7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2차전지 핵심광물 8대 품목의 공급망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차전지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8대 핵심광물의 수입 의존도는 77.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을 다투는 일본(66.5%), 중국(60%), 독일(51.1%)에 비해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는 핵심광물 8개 품목 중 탄산리튬(칠레)과 황산니켈(핀란드)을 제외한 6개 품목의 중국 의존도는 평균 78%에 달했다. 5개 품목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도 중국 의존도가 61%로 높은 편이지만,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낮다. 중국·독일은 품목별로 주요 수입국에 큰 차이를 보였다.

중국 의존도 83.3%에 달하는 품목은 산화코발트·수산화코발트다. 황산망간·황산코발트도 중국 수입량이 77.6%를 차지한다. 또 산화리튬·수산화리튬 역시 중국 수입량이 전체의 81.2%에 달한다. 천연흑연(87.4%)과 이산화망간(69.6%), 산화니켈·수산화니켈(69%)도 중국 의존도가 높다. 일본은 이산화망간(92%)과 천연흑연(91.5%) 등 2개 품목에서, 중국은 산화니켈·수산화니켈(79.1%) 품목에서 특정국 의존도가 높은 것과 비교된다.

▲2020년 기준 2차전지 주요생산국들의 핵심광물별 최대수입국 비중 (자료=대한상공회의소)


특히 8대 핵심광물의 90% 이상을 2개국에서 수입한다. 보고서는 "한국의 2차전지 핵심광물의 총 수입액은 일본과 함께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2차전지 8대 핵심광물 수입규모는 2020년 기준 10억6000만달러로, 일본의 11억3000만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수입규모는 4억8000만달러, 독일은 1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2차전지 주요생산국들은 중국산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수입액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중국 수입의존도는 58.7%로 가장 높았으며, 일본 41%, 독일 14.6%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2차전지 핵심광물의 38.3%를 칠레에서 수입했다. 

대한상의는 "중국, 미국 등 핵심광물 부존량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국가들과 2차전지 글로벌 시장에서 다투는 것은 큰 핸디캡을 안고 경기에 임하는 것과 같다"며 "한국경제의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한 2차전지 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특정국에 대한 지나친 수입의존도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특정국가의 수입의존도가 높으면 공급망이 취약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할 경우에 이달말 발표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하위 규정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미국을 비롯해 미국의 FTA 체결국에서 핵심광물을 수입하는 비중은 평균 15%로, 내년부터 적용되는 미국 IRA 보조금 요건인 40%에 훨씬 못미치는 실정이다. 일본 28.4%, 중국 25.1%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2020년 기준 미국 및 미국 FTA체결국으로부터의 핵심광물 수입 비중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우리나라가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에서 수입하는 산화코발트·수산화코발트 비중은 고작 0.03%에 그치고 있다. 황산망간·황산코발트 비중은 2.6%, 산화리튬․수산화리튬 비중은 15.2% 정도다. 그나마 미국과 FTA가 체결돼 있는 칠레에서 89.3%의 탄산리튬을 수입하는 덕분에 평균이 15%로 올라간 것이다. 탄산리튬을 제외한 7개 품목의 총 수입액 중 미국 또는 미국 FTA 체결국 비중은 10.1%로 단기간에 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보고서는 "최근 첨단산업분야에서 자국우선주의가 심화되고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같은 공급망 위기요인이 가중되고 있어 2차전지 핵심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미국의 IRA 시행과 EU의 핵심원자재법 입법 논의 등은 핵심광물을 대부분 수입하는 우리나라 2차전지 산업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에 비해 중국 등 다른 경쟁국들은 광물 부존량과 조달상황이 우리나라보다 우위에 있어 상대적으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에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핵심광물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는 2차전지 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핵심광물의 지나친 특정국 의존도가 발목을 잡지 않도록 정부는 외교력을 결집해 공급망 위험을 분산시키는 한편, 기업은 코발트프리 배터리 등 희소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원천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탄소중립 핵심목표 미루더니...英 HSBC도 '넷제로연합' 탈퇴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HSBC가 은행권의 기후목표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잇

기후/환경

+

"10% 불과한 배출권 유상할당 늘려야...늘어난 재원은 기후기금으로"

현재 10%에 불과한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 비율을 확대하고, 늘어난 재원은 기후대응기금을 통해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17일

[기후테크]공장 굴뚝부터 선박까지...질소산화물 잡는 새 촉매 개발

공장, 자동차, 선박 등 연료를 태우는 곳이면 어디서든 나오는 대기오염물질 '질소산화물'(NO)을 제거할 수 있는 새 촉매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울

대형산불 발생한 그리스 지역...1년 지났는데 지표면 10℃ 상승

지난해 그리스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지표면 온도가 최대 10℃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아테네국립천문대 기상청(METEO)이 지난해 7

잠기고 무너지고...역대급 폭우에 주민들 밤새 '뜬눈'

16~17일 밤사이 200∼300㎜가 넘는 폭우가 내려 곳곳이 무너지고 잠기는 일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밤새 침수를 피해 대피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100년에 한번 '물폭탄'...1시간에 114.9㎜ 퍼부은 서산 '물바다'

남쪽에서 올라오는 수증기와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가 부딪히면서 현재 한반도 상공은 구멍이 뚫린 듯 폭우가 퍼붓고 있다. 특히 충청권의 피

[날씨] 구멍 뚫린 하늘...남부지역 300㎜까지 '물폭탄'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퍼붓고 있는 폭우가 18~19일까지 이어진다는 예보다.이번 호우는 좁은 지역에 강하게 내리는 국지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