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쓰레기 매립금지인데…열에너지 회수할 소각시설 '외면'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31 16:51:16
  • -
  • +
  • 인쇄
국회 '폐자원 에너지화 활성화 방안' 세미나
"폐자원 열에너지로 회수할 법률 제정 시급"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폐자원 에너지화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폐기물을 태운 열을 활용해 쓰레기 매립과 탄소중립 문제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소각시설이 주민 수용성을 이유로 산업부와 환경부 양쪽에서 외면받으면서 그나마 있는 탄소저감 성과도 지키지 못하는 '그린미싱'(Green-missing)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폐자원 에너지화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2023년 환경부의 순환경제 정책에는 폐자원 에너지 활용이 비어있고, 산업부의 에너지 신산업·신시장 창출 정책에서도 찾을 수 없다"면서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는 폐자원을 에너지화하는 제도가 뒷받침돼 있는데 국내에는 어느 한 부처도 이를 잡아주는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2026년부터 생활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고, 탄소중립을 중심으로 시장경제가 급박하게 개편되면서 폐자원 활용을 통한 에너지 '회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2020년 소각열 에너지를 회수해 저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79만톤에 달한다. 이는 원유 5억7000만리터를 대체한 수준으로, 1년간 자동차 740만대를 운행하는 양의 연료를 절감한 셈이다.

쓰레기 매립률이 13.4%에 달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과 일본의 매립률은 각각 0.2%, 1%에 불과하다. 폐기물관리 기본원칙에 있어 '회수'(Recovery) 개념이 법적으로 정착돼 있고, 국가적으로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재활용'(Reuse)과 혼용되거나 비재생에너지로 분류되다보니 역할이 정립되지도 않고, 제도적 지원도 미비한 실정이다.

일례로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소각시설'은 단순 처분 시설로 분류되고, '소각열 회수시설'은 폐기물 소각을 통해 에너지를 회수하는 재활용 시설로 인정돼 폐기물 처분 부담금이 감면된다. 문제는 제대로 된 통계 기반이 없어 소각열 회수시설 가운데 에너지 회수율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소각시설이 에너지 회수를 하고 있음에도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김소희 사무총장은 "에너지 회수율에 대한 정부 차원의 통계도 없어 정책을 시행하려 해도 기반조차 없는 실정"이라며 "유럽과 일본은 통계자료가 잘 돼 있기 때문에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부분을 숫자로 보여줄 수 있고, 우리도 이같은 통계를 기반으로 주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법적 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제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 김은혜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는 명확하게 소각열 에너지가 무엇인지, 열회수가 무엇인지 법률에 없고, 하위령에 위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재활용 시설로 분류되지 않는 소각시설도 재활용 시설로 지위를 격상하고, 다양한 법률에서 지원받는 인센티브 대상으로 포괄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유럽연합(EU)에서는 소각활동을 하기 위해 투입된 에너지량과 투입된 에너지를 통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회수됐는지를 따지는 계산식을 통해 65% 이상의 에너지를 회수한 기업들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일본은 법 제도에 '열회수'를 순환이용의 한 예시로 명문화했고, 이에 따라 5년마다 폐기물 정비계획을 발표해 발전용량 및 효율증진을 위한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구재회 고등기술연구원 에너지환경연구팀 연구위원은 이어진 토론에서 "폐자원 활용 '활성화'를 뒷받침 하려면 제대로 된 '관리체계'의 확립이 필수적"이라며 "소각시설을 비롯한 폐자원 에너지 시설의 온라인 웹사이트를 열어 운영현황을 누구나 접속해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주민 수용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오세천 공주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회수에 대한 통계가 없으니 재활용 될 수 있는 물질을 태워버린다거나 폐자원 에너지는 비재생에너지라는 부정적인 오명을 쓰게 된 것 같다"며 "물질 재활용과 에너지회수 재활용을 별도로 관리해 탄소중립과 명확하게 연관시켜서 가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장애인 거주시설 개보수·친환경 차량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장애인의 건강한 일상과 이동권 보장을 위해 노후화된 장애인 거주시설 개보수 및 친환경 차량 지원사업을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이

자동차부품산업 'ESG·탄소중립 박람회' 25일까지 개최

자동차 부품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2025 자동차부품산업 ESG·탄소중립 박람회'가 서울 서초동 aT센터에서 23일부터 25일까

KB국민은행, 서울숲에서 어린이 꿀벌 체험 프로그램 진행

KB국민은행은 생태계 다양성 보전에 앞장서고자 서울숲 꿀벌정원에서 어린이 꿀벌체험 '안녕, 꿀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이번 프로그램

22일 지구의 날...뷰티·식품업계 '기후감수성' 살리는 캠페인 전개

뷰티·식품 등 유통업계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감수성'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한다.동원F&B는 제주 해안

'친환경 소비촉진'...현대이지웰, 국내 첫 '온라인 그린카드' 도입

현대이지웰이 국내 최초로 '온라인 그린카드'를 도입해 친환경 소비촉진에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 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21일 한국

경기도, 사회적경제조직·사회복지기관에 'ESG경영' 지원한다

경기도가 오는 5월 16일까지 'ESG 경영지원 사업'에 참여할 도내 사회적경제조직 및 사회복지기관을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사회적경제조직과 사회복지

기후/환경

+

화석연료 기업들 배출한 온실가스...30년간 28조달러 폭염피해 유발

지난 30년동안 전세계 화석연료 기업들로 인한 폭염 피해가 28조달러(약 4경185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미국 스탠퍼드대 크리스토퍼 캘러핸 박사와

습지 미생물 메탄배출량 대폭 증가...원인은 기온상승

기온이 오를수록 습지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메탄배출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3일(현지시간)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는 메릴랜드주 스미소니

美 원격진료가 의료와 교통의 탄소발자국 줄였다

미국에서 '원격진료'가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해 기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UCLA 데이비드 게펜 의과

"새끼는 안굶겨"...남극 '아델리펭귄'의 영리한 사냥전략

남극에 사는 아델리펭귄이 주변환경 변화에 따라 사냥 전략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24일 극지연구소는 남극 로스해 아델리펭귄 약 50여마리의 이

대지진 참사 2년만에 또?...이스탄불 인근서 규모 6.2 지진

튀르키예 이스탄불 인근 해상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해 151명이 부상을 입었다.23일(현지시간) 낮 12시49분경 독일지구과학연구센터(GFZ)는 이같이 밝

한반도 바다 이대로 괜찮나?...해수온 벌써 1.58℃ 상승

1968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57년간 지구의 표층 수온은 0.74℃ 상승했는데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은 이보다 2배 높은 1.58℃까지 상승했다.해양수산부 국립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