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가 도심 에어컨?…여름 폭염사망률 낮춘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3 08:50:02
  • -
  • +
  • 인쇄
유럽 도시 나무 비중 30%까지 늘리면
기온 0.4도 낮춰 사망률 39.5%로 감소

도시에 나무를 심을수록 여름 폭염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1일(현지시간) 타마라 이웅만 스페인 바르셀로나세계보건연구소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93개 유럽 도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도시 내 나무 비중을 유럽 평균인 14.9%에서 30%로 높이면 도시 기온을 0.4도까지 낮춰 폭염사망률을 39.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2015년 사망률 데이터를 사용해 나무 비중을 늘렸을 경우 당시 폭염 사망자 6700명중 2644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에 따르면 도시 나무를 늘렸을 때 여름 기온이 가장 높고 나무 비중이 비교적 적은 남유럽과 동유럽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루마니아의 클루지나포카는 2015년 인구 10만 명당 32명꼴로 가장 많은 폭염사망자를 냈으며 도시 나무 비중이 7%에 불과하다. 포르투갈 리스본은 3.6%, 바르셀로나는 8.4%로 이는 런던의 15.5%, 오슬로의 34%에 대비된다.

이웅만 연구원은 "도시의 고온이 심폐기능 부전, 입원 및 조기 사망과 같은 건강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기후변화로 기온변동이 극심해지면서 이는 긴급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열 관련 질병 및 사망이 향후 10년간 의료서비스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연구가 기후파괴를 완화할 뿐만 아니라 도시를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하고 탄력적이며 건강하게" 만들도록 정책입안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길 원한다고 밝혔다.

연구의 공동저자 마르크 니우웬후이센 바르셀로나세계보건연구소 연구원은 연구팀이 조사한 모든 도시에 나무를 심을 공간이 충분해 굳이 건물을 파괴하고 공원으로 대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무를 부유한 지역과 빈곤한 지역 사이에 고르게 분포시켜야 하며 "자동차가 너무 많은" 도시는 열을 흡수하는 아스팔트 도로를 나무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니우웬후이센 연구원은 "도시의 나무는 열 질환을 줄이는 것 외에도 심혈관질환, 치매, 정신건강 완화 등 건강에 큰 이점을 가져다줘 우선순위가 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드빈더 말리 영국 옥스포드대학 생태학 교수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는 만큼 나무는 도시를 기후변화에 탄력적이게 만들고 환경을 개선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연구에 따르면 나무가 도시의 생물다양성을 향상시키고 나무를 보고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건강과 복지에 도움이 되는 등 기후적응 이상의 큰 공동이익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또 도시의 나무는 주로 부유한 지역에 집중돼있어 빈곤지역을 중심으로 이 비중을 늘리면 불평등을 줄이고 특히 빈곤층의 기후취약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KCC·HD현대, 수용성 선박도료 기술 공동개발

KCC가 HD현대 조선4사(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와 손잡고 수용성 선박용 도료 기술을 공동개발했다고 6일 밝

기후/환경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동남아 '끈적' 중앙아시아 '건조'…亞 지역별 폭염 양상 다르다

최근 10년간 아시아 대륙에서 발생하는 폭염이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

"혼합금융·전환금융...점점 다변화되는 녹색금융 시장"

국제 전문가들이 "녹색국가를 이루려면 녹색금융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투자의 목적, 방향, 결과 및 영향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고, 이것이 실무로

"범위로 할꺼면 목표는 왜 설정?"...정부 성토장된 '2035 NDC' 공청회

11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기 위한 6일 열린 마지막 공청회에서 감축률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NDC를

EU, 2040년까지 온실가스 90% 감축 합의…2년마다 목표 재평가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최소 90% 감축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EU 27개국 환경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20시간 넘게 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