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이면 미쳐 날뛰었을 것"
미국을 가로지르던 중국 '정찰 풍선'이 격추된 가운데 정부의 대응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사이드 비치 해안 상공에서 격추한 중국 정찰 풍선의 잔해를 수거하는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전날 중국의 정찰 풍선으로 추정하는 비행체를 F-22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격추했으며 이 비행체는 격추 후 바다로 떨어졌다. 미국은 잔해를 수거해 영공 침입 목적과 중국의 정보수집 역량을 분석하겠다는 계획이다.
격추는 성공했지만 미국 공화당에선 대응 속도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애초에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에 들어오는 걸 막지 못했고, 포착 후에도 즉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톰 코튼 미국 상원의원은 "중국 정찰 풍선은 바이든 대통령의 힘과 결단력에 대한 시험이었다"며 "안타깝게도 그는 시험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국방부는 오히려 성명을 통해 자국 민간기업 풍선에 미국이 과잉대응을 했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중국도 비슷한 수단을 사용하겠다는 식으로 맞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5일 미 당국과 언론은 '불가항력적 사고'를 확대 해석해 이미 격화한 미중 관계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했다며 군사적 관점에서 미국의 이번 대응은 '대포로 모기를 쏘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격추 건과 관련해 탄커페이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민수용 비행선을 공격한 것은 명백한 과잉대응"이라며 "중국은 이후 유사한 상황에서 비슷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고 밝혔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 비행선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격추를 강행했다"며 "미국은 우리 기술에 관심이 많아 부적절한 방식으로 중국의 장비를 입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같은 중국의 적반하장 발언은 미국 정치권의 반발을 키웠다.
마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은 "우리가 중국에 뭔가를 띄워 보냈다면 그들은 격추하고 떨어뜨려 사진을 찍는 등 미쳐 날뛰었을 것"이라 말했다.
회수한 풍선이 정찰기던 민수용 비행선이던, 분석 결과와 상관 없이 미·중 관계는 한동안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건으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6일 예정됐던 방중 일정을 출발 수시간 전에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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