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혈액에 '좀비 화학물질'…플랑크톤에서 고래까지 오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2-24 08:50:02
  • -
  • +
  • 인쇄
PFAS 120종 발견…"실제 수치 더 높을 것"
대기 통해 전파…극지방 동물도 피해 우려

전세계 동물 수백 종의 혈액이 과불화화합물(PFAS)에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22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환경워킹그룹(EWG)은 전갈, 판다, 시베리아호랑이, 거북, 말, 개, 플랑크톤, 바다사자, 멧돼지, 수달, 굴 등 다양한 동물종의 체내에서 PFAS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EWG는 연구한 동물 및 그 위치, 동물 체내에서 발견된 PFAS의 수준과 종류를 보여주는 인터랙티브맵을 개발했다.

보고에 따르면 연구진은 동물의 혈액에서 약 120종의 PFAS 화합물을 발견했으며, 이마저도 시험능력의 한계 상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PFAS는 소비자제품이 물, 얼룩 및 열에 내성을 지니도록 만드는 데 쓰이는 약 1만2000종의 화학물질이다. 이들은 자연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이라고 불리며 암, 간 질환, 신장 스트레스, 태아 합병증 및 기타 심각한 건강문제를 유발한다.

미 연방데이터에 따르면 이미 거의 모든 미국인의 혈액이 PFAS에 오염돼있으며, 이번 EWG 분석을 통해 야생동물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PFAS는 분해되지 않고 대기를 통해 먼 지역까지 퍼질 수 있어 극지방 등 산업지대로부터 멀리 떨어진 오지의 동물들도 PFAS에 오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PFAS가 동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히 밝혀진 바 없으나, 작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연구원들은 화학제조업체 케무어스(Chemours)가 소유한 PFAS 공장 인근 오염된 물에 서식하는 악어에게서 루푸스와 유사한 자가면역질환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북태평양 바다거북에서도 면역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

데이비드 앤드류스 EWG 수석과학자는 오염범위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라며 "화학물질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 야생동물이라고 달라질 이유가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를 두고 "화학오염이 더 이상 환경으로 확산돼서는 안 된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