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이 태풍급 강풍으로 무섭게 번지고 있어 주민 1000여명이 긴급 대피하고 문화재까지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11일 오전 8시30분께 강원도 강릉시 난곡동에서 발생한 산불은 초속 30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인근 지역으로 번지면서 민가 등으로 불길이 확산됐다. 소방청은 오전 9시 18분 소방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가 9시43분 대응 3단계로 격상했다. 소방대응 3단계 발령시 5개 이상 시군구 자원이 동원되며 산불로 3단계가 발령된 건 올들어 처음이다.
이번 불은 강풍으로 소나무가 부러지면서 전깃줄을 건드려 튄 불씨에서 비롯됐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강릉 일대에 평균풍속이 초속 12m, 순간풍속이 19m로 바람이 잦아들자 초대형 헬기 1대, 대형헬기 2대를 투입했다. 2362명이 투입된 이번 산불은 현재까지 피해 면적은 축구장(0.714㏊) 518개에 이르는 370㏊로 추정되며, 진화율은 65%를 보인다.
한때 8.8㎞에 달했던 화선은 현재 2.9㎞까지 줄어든 가운데 산불 진화의 핵심 전력인 헬기가 투입됨에 따라 바람만 잦아들면 이날 중으로 주불 진화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설 피해는 주택 40채, 펜션 28채가 전소 또는 부분 소실됐으며, 호텔 3곳도 피해가 발생하는 등 총 71채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문화재 피해도 속출했다. 유형문화재 50호 방해정(放海亭) 일부가 소실되고, 경포호 주변에 있는 작은 정자인 상영정(觴詠亭)이 전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포동과 산대월리와 산포리 일대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오후 2시까지 대피 인원은 아이스아레나에 420명, 사천중학교 30명 등 총 450명으로 집계됐다. 인근 리조트와 호텔 등에 투숙했던 708명도 대피했으며, 산불로 인한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포대초등학교 학생 71명과 유치원생 11명도 화재 발생지와 거리가 먼 초당초교로 에듀버스를 이용해 대피한 뒤 귀가했고, 사천중학교도 단축수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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