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음료에 흔히 사용되던 대체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발암가능성' 물질로 지정될 처지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의 암연구기관인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는 7월 14일 아스파탐을 처음으로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2B군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다.
설탕보다 200배 단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아스파탐은 1965년 발견됐지만 최근 설탕의 대안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 '제로'가 붙은 무설탕 음료, 무설탕 캔디와 껌 등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 위험성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IARC는 화학물질 등 각종 환경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5개군으로 분류·평가해오고 있는데 아스파탐이 분류될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은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이 분류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은 1군은 '인체에 발암성이 있는' 물질이며 담배와 석면, 다이옥신, 벤조피렌, 가공육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 바로 아래인 2A군은 '발암 추정' 물질로 붉은 고기, 고온의 튀김, 질소 머스터드, 우레탄 등이 해당한다.
이달초 외부 전문가들 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아스파탐에 대한 IARC의 결정은 모든 공개된 근거에 의해 해당 물질이 잠재적으로 위험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며 이번 결정에는 안전한 섭취량이 얼마인지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스파탐의 안전 소비기준에 대해서는 WHO 산하의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IARC와 같은 날에 발표할 예정이다. JECFA는 1981년 이후 아스파탐이 일일 제한량 이내로 섭취하면 안전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60㎏인 성인은 하루 12~36캔의 제로음료를 마셔야 위험하다는 식이었다.
대변인은 IARC와 JECFA 위원회의 결정이 다음달까지 비밀로 유지되며, 이 두 기관의 발표 내용이 '상호보완적'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결정이 "(아스파탐의) 발암성을 이해하기 위한 근본적인 첫 단계"라고 덧붙였다.
한편 IARC가 아스파탐을 2B군 물질로 지정하고 나면 관련 여파가 클 전망이라고 관련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제감미료협회(ISA)의 프랜시스 헌트-우드 사무총장은 "IARC는 식품 안전기구가 아니며 IARC의 아스파탐 평가는 과학적으로 포괄적이지 않고 신빙성이 떨어지는 연구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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