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아스파탐' 공포...안전한 식재료가 없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5 14:15:55
  • -
  • +
  • 인쇄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연합뉴스)

설탕을 대체하는 인공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이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비자와 관련업계가 동요하고 있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식품첨가물 전문가회의(JECFA)에서도 아스파탐의 안전 소비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IARC는 암 유발 여부 및 정도 등에 따라 물질을 5개군으로 나눈다. 담배, 석면 등 발암성 물질은 1군으로 분류하고, 붉은고기와 우레탄 등 발암 추정물질은 2A군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아스파탐이 분류될 2B군은 인체에 대한 연구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 자료가 충분치 않은 경우에 해당하며 발암 '가능성'을 의미한다. 2B군에는 김치같은 절임채소류, 알로에 베라 등이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 이상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로 무설탕 음료, 캔디 등에 널리 쓰인다. 식약처에 따르면 아스파탐의 사용 기준은 빵류, 과자 등은 5.0g/㎏ 이하, 시리얼류는 1.0g/㎏ 이하, 건강기능식품은 5.5g/㎏ 이하다. 반면 김치 제품은 아스파탐 사용기준이 없어 제조시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제로'로 불리는 무설탕 음료뿐만 아니라 과자, 김치 등 가공식품에 아스파탐이 첨가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아스파탐이 함유된 대표적인 제품은 '펩시콜라 제로슈거'다. 코카콜라의 경우 2017년부터 한국에서 제조되는 '코카콜라 제로'에서 아스파탐이 제외됐다.

국내에 판매되는 막걸리도 상당수 아스파탐이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막걸리업계 1위인 서울장수는 달빛유자 막걸리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지평주조는 지평생쌀막걸리 및 지평생밀막걸리 2종에, 국순당은 생막걸리, 대박 막걸리 2종에 아스파탐이 소량 함유됐다. 함량은 대체로 1병당 미국식품의약국(FDA) 기준 일일 허용섭취량(성인)의 2~3% 정도만 함유하고 있다.

국내 주요 제과업체인 오리온의 포카칩과 고래밥 등 10여개 제품에도 아스파탐이 첨가됐다. 크라운제과에서는 콘칩 초당옥수수맛 과자에 아스파탐이 사용됐다.

중국산 수입 김치에도 약 85% 제품에 아스파탐이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날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된 중국산 김치 1737건의 84.5%인 1468건에 아스파탐이 원재료로 사용됐다. 주요 국내 김치 제조업체들은 아스파탐이 아닌 매실농축액이나 설탕 등을 넣는다.

아이들이 먹는 항생제 시럽 등에도 단맛을 내기 위해 아스파탐이 첨가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 허가된 아스파탐 함유 의약품은 688개 품목이다. 

식약처 측은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이 적어 위험성이 높지 않을 거라면서도 대응 방안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만일 아스파탐이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될 경우 식약처는 이를 바탕으로 국민 섭취량 등을 조사하는 위해성 평가를 진행해 안전관리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에서 아스파탐 사용이 바로 금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가 발간한 '2019년 식품첨가물 기준·규격 재평가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일일섭취허용량(ADI)의 약 0.12%다. 식약처는 해당 보고서에서 "식품 중 아스파탐의 식품섭취노출량 검토 결과 안전성의 염려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IARC 기준이 국내 기준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또한 아니다. 앞서 IARC가 지난 2015년 소시지·햄 등 가공육과 붉은고기를 각각 발암 위험물질 1군과 2A군으로 분류했을 때도 식약처는 검사를 진행했지만, 국내 기준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 이후 식품업계는 대응에 나서고 있다.

5일 편의점업체 CU는 아스파탐을 함유하지 않은 막걸리 '백걸리'를 업계 단독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CU에 따르면 백걸리는 더본코리아와 함께 순수쌀로 빚은 무(無)감미료 막걸리로, 쌀과 물, 발효제 등 3가지 재료만 사용하고 아스파탐이나 사카린나트륨, 수크랄로스 등 인공 감미료를 일절 넣지않았다.

CU 관계자는 "아스파탐 논란이 불거진 이후인 이달 1∼3일 막걸리 매출이 지난주 같은기간 대비 약 3% 감소했다"며 "유의미한 변화는 아니지만 향후 소비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상품을 사전에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리온과 크라운제과도 아스파탐을 더이상 과자에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선제적인 원료 대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서울장수막걸리 등 식음료업체들은 이미 지난 3일 아스파탐을 다른 감미료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