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도 없이"...실종자 수색하던 해병대원 급류에 실종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9 14:49:50
  • -
  • +
  • 인쇄
▲수색작전 중 동료가 실종돼 망연자실한 해병대원들 (사진=연합뉴스)

집중호우·산사태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 장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0분께 경북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하던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일병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전날부터 수색 현장에 투입된 해병대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대열을 맞춰 내성천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갑자기 A일병을 포함한 대원 일부가 강물에 빠졌다. 함께 물에 빠졌던 2명은 무사히 빠져나왔으나 A일병은 급류에 떠내려갔다고 장병들은 전했다.

해병대 한 관계자는 "다른 장병들은 배영해서 빠져나왔는데 A일병은 그 순간 배영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낮 12시30분께 A일병 부모는 사고현장을 찾아와 하염없이 오열했다. A일병 부친은 중대장에게 "물살이 셌는데 구명조끼는 입혔냐,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왔는데 왜 구명조끼를 안입혔냐"며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쌌냐, 이거 살인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기본도 안지키니까"라며 소리치더니 "어제 저녁에 딱 2분 통화했다, 물조심하라고"라며 절규했다.

모친은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 이런 일이 있어서 그렇게 해병대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갔는데"라며 "내 아들 어딨냐"라고 주저앉아 울었다.

최초 신고자인 지역주민에 따르면 사고 당시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 없이 장화를 신고 일렬로 내성천에 몸을 담갔다. 주민 B씨는 "일부 대원은 허리 높이까지 물에 들어갔다"라며 "내성천은 모래 강이라서 저렇게 들어가면 위험할 거 같아 걱정돼 계속 지켜봤는데 갑자기 한 간부가 뛰어와서 119에 신고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A일병 구조를 위해 이날 예천지역 모든 실종자 수색은 일시 중단됐다.

소방당국 드론팀이 오전 10시35분께 개포면 동송리 경진교 부근에서 신원 미상의 시신을 발견해 A일병이 발견됐다고 알려지면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해당 시신은 확인 결과 지난 15일 용문면 제곡리 한천에서 대피 도중 유실된 도로에서 물에 휩쓸린 70대 실종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