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온라인게임의 닉네임이 경매 형식의 거래를 통해 2900만원에 낙찰돼 화제다. 닉네임은 온라인에 표시되는 이름을 뜻한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사진에 '스타'라는 게임 닉네임이 2900만원 상당의 게임화폐로 거래된 내역이 찍혀있어 누리꾼들의 눈길이 쏠렸다. 해당 닉네임이 거래된 게임은 넥슨의 인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로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닉네임을 사고 팔 수 있는 닉네임 경매장인 '뉴네임 옥션' 이벤트에서 거래됐다.
옥션에선 판매자가 최소 입찰금액을 설정해 닉네임을 경매장에 올리면 구매자들이 게임 내 재화인 '메이플 포인트'로 입찰하고 넥슨은 거래 수수료 30%를 받는 방식이다. 메이플 포인트는 현금과 같은 비율로 거래되는 게임 재화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우회해 현금화가 가능하다.
닉네임은 온라인에서 자신의 본명 대신 다른이들에게 표출되는 이름으로 익명성을 보장하면서 온라인에서 또다른 자아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어떤 닉네임을 갖느냐에 따라 게임 몰입도가 달라지거나 자신이 육성하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지기도 한다. 일부는 유명인의 이름이나 우스꽝스러운 닉네임을 즐기기도 한다.
이처럼 인터넷에서 닉네임은 이용자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인 만큼 가치가 남다르다. 특히 게임 속 닉네임은 대부분 중복이 안되기 때문에 두 글자 정도의 짧은 단어나 연예인 이름, 고유명사 등의 희귀 닉네임은 조건에 따라 값이 몇 배로 평가된다. 그러다보니 예전부터 닉네임은 암암리에 이용자들끼리 거래되곤 했으며 즐기지도 않을 게임에 미리 캐릭터를 만들어 희귀 닉네임을 선점하는 사재기 현상도 나타났다. 지금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어렵지 않게 닉네임 거래를 찾아볼 수 있다.
'뉴네임 옥션'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간 비합법적이고 불안한 거래에 머물던 닉네임 매매가 보다 안전한 거래시스템을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네임 옥션 개장 당시에는 1만원 수준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닉네임들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게임시스템 중 하나인 '스타포스'를 연상시키는 닉네임 '스타'는 최소 입찰금액 1000만원부터 시작해 2900만원에 낙찰됐으며 게임 속 직업명이자 교주를 뜻하는 닉네임 '비숍'은 2222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한 유명 인터넷방송인은 e스포츠계 글로벌 스타선수 이상혁의 닉네임 '페이커'를 469만원에 구매했다.
넥슨이 이같은 이벤트를 개최한 이유는 수익 이외에도 게임 재화를 어느 정도 회수해 게임 내 경제를 안정화시키고, 동시에 이용자간 암거래를 견제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유찰시 발생하는 등록보증금과 매 거래마다 발생하는 거래수수료는 30%다. 앞서 판매된 '스타'의 경우만 해도 870만원 상당의 재화를 회수한 셈이다. 이에 더해 거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메이플포인트에서 발생하는 수익까지 고려하면 상당량의 인게임 재화가 회수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부에선 암거래, 사재기 등 문제가 많은 닉네임 생성 방식에 대해 특정 코드를 부여하는 형식으로 바꾸면 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닉네임 뒤에 고유식별번호를 달아 이용자를 구별하면서도 이용자들끼리 노출되는 닉네임은 고유번호가 나오지 않아 같은 닉네임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일례로 인기 FPS게임인 라이엇 '발로란트'나 블리자드 '오버워치'가 이같은 방법으로 닉네임을 생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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