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보건위기"...전세계 200여개 의학학술지 공동사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0-26 15:00:01
  • -
  • +
  • 인쇄

전세계 200여곳이 넘는 의학학술지들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로 인류가 중대한 건강위기에 처했다"며 공동사설을 내보냈다.

영국의학저널(BMJ), 미국의학협회지(JAMA) 등 전세계 의학학술지 편집장들은 이 사설을 통해 "국제사회 리더와 보건전문가들은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이 서로 얽혀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맞서야 한다"며 "이 두 가지 위기가 즉각적인 국제보건 비상사태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이 복합적 위기를 국제보건 비상사태로 공식 선언해야 한다"며 "이같은 환경재앙은 인류건강에 직접적이고 파괴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촉구했다. 

이에 보건전문가들은 "전세계 의학학술지들이 공동으로 사설을 내는 것은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라며 "이 성명은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의학학술지 편집장들은 "가장 빈곤하고 취약한 인구가 가장 큰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며 "기온 상승,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상이변, 대기오염 심화, 전염병 확산 등 기후변화로 인해 증가한 국제보건 위협은 취약국가에게 더욱 치명적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물 오염의 심각성을 짚었다. 이들은 "기후 취약국가들은 담수오염으로 수인성 전염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게다가 해양 산성화로 해산물의 품질과 가용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해산물은 수십억 명의 주요 식량 공급원이자 소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생물다양성 위기는 단기적 위기를 넘어 장기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사설에 따르면 생물다양성이 떨어지면 인류는 균형있는 영양 섭취가 어려워지고, 상당수 의약품의 주 재료는 생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신약 개발 또한 어려워진다"며 "토지 개발로 인해 야생동물과 인간의 접촉의 확대되면 결국 새로운 질병과 유행병의 출현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는 동시에 일어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분리해서 봤다. 가령 2022년 12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각국 정상들은 2030년까지 전세계 육지, 연안, 해양의 최소 30%를 보전하고,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연간 3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사설에서 "심각한 상황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WHO는 기후-자연 보건 위기를 국제보건 비상사태로 공식 선언해야 한다"며 "국제보건 비상사태는 2024년 5월 열릴 예정인 세계보건총회(World Health Assembly, WHA)에 발표되는 게 적당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캄란 아바시(Kamran Abbasi) BMJ 편집장은 "인간의 건강, 기후, 생물다양성 사이에는 본질적인 연관성이 있다"며 "국제보건 비상사태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이 서로 얽혀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이를 인식하고 강력하게 대처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