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전세계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일으켰던 '오픈AI' 직원들이 샘 알트만 오픈AI 전 CEO를 따라 마이크로소프트(MS)로 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MS가 생성형 AI 업계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시장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오픈AI 직원 770명 가운데 90%가 넘는 730여명이 오픈AI 이사회 멤버 전원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직원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샘 알트만을 따라 퇴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서명한 직원 중에는 이사회 멤버 일리아 수츠케버,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 브래드 라이트캡 최고운영책임자 등 핵심인사도 포함돼 있다.
앞서 지난 17일 오픈AI 창업자인 샘 알트만은 이사회에 의해 해임됐다. 알트만은 직원들 사이에서 신임이 두터운 리더로 알려져 있지만 비영리 형태로 운영되는 오픈AI 이사회 측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임도 이사회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데서 비롯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샘 알트만을 해임할 당시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그가 일관되게 솔직하지 못하다고 판단해, 이사회 수행 능력을 저해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오픈AI의 설립과 성장에 기여한 샘 알트만의 공헌에는 감사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시 CEO로 미라 무라티 CTO가 내정됐다.
알트만은 해임된지 나흘만인 20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 AI 연구팀에 합류했다. MS에는 알트만뿐만 아니라 오픈AI 공동창업자 겸 사장인 그렉 브록먼 등 몇몇 인사들이 함께 합류한다. 시티아 나델라 MS CEO는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먼이 동료들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해 새로운 고급 AI 연구팀을 이끌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밝혔다.
알트만의 MS 합류는 샘 알트만 복귀와 이사회 전원 교체를 요구했던 오픈AI 직원들에게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단 샘 알트만의 오픈AI 복귀는 물건너간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또 오픈AI 이사회는 해임 직후 샘 알트만의 복귀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샘 알트만이 요구한 이사회 전원 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오픈AI 직원들 대부분은 샘 알트만을 따라 MS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S 역시 오픈AI 직원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알트만을 비롯한 업계 최고의 인재들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MS 주가가 전일보다 2.05% 급등한 377.44달러에 거래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증권사 오펜하이머 분석가 티모시 호란과 에드워드 양은 "AI 후광 효과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MS가 알트만 영입에 성공했다"며 "MS와 알트만 모두에게 윈윈"이라고 평가했다. MS는 생성형AI 호재로 주가가 랠리하다가 최근 AI 후광 효과가 사라지면서 랠리가 주춤하고 있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랠리는 주가가 하루 중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중기적인 상승 흐름에 들어가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MS가 생성형AI 업계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분석했다. 오픈AI 이사회가 직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전원 교체된다고 해도 알트만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직원들의 MS행을 막을 수단이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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