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38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80%까지 줄일 계획이다.
미국 환경보호청(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메탄 배출량을 2038년까지 총 5800만톤 이하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 메탄 30% 감축을 서약한 것보다 한발 더 나아간 감축계획으로, 미국은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새로운 규정도 발표했다.
미 환경보호청의 새로운 규정에 따라 미국 내 석유·가스 회사들은 당장 내년 1월부터 기존 시설에서 메탄이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 유정에서 메탄가스가 방출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 아울러 화석연료 기업들은 메탄가스 유출량을 모니터링한 다음에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메탄 가스가 누출된 기업은 75일 이내에 회사명이 공개된다.
마이클 레이건(Michael Regan) EPA 청장은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미국이 단기적으로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 중 하나가 메탄 배출량을 급격하게 낮추는 것"이라며 "메탄 감축으로 향후 15년동안 약 15억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동차 2800만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과 맞먹는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대기중 지속하는 시간이 짧지만 온실가스 효과는 84배에 이를 정도로 강력하다. 이에 기후과학자들은 그동안 "메탄은 지구온난화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며 "메탄을 줄이는 것이 단기적 기후위기를 막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COP26에서 제안된 '글로벌 메탄 서약'에 현재 150개 국가들이 서명했다. 글로벌 메탄 서약은 2030년까지 자국의 메탄 배출량을 30% 줄이겠다는 일종의 국제조약이다. 메탄 감축을 위해 모은 기부금은 현재 약 10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존 케리(John Kerry) 미국 기후특사는 "그동안 각국이 이산화탄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메탄 및 기타 기후 오염물질을 소홀히 했다"며 "메탄 감축조치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가장 쉽고, 빠르고,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메탄 감축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유엔에 기후데이터를 제공하는 업체인 케이로스(Kayrros)가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한 '메탄 배출지도'에 따르면 2019년부터 현재까지 5600건이 넘는 메탄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케이로스는 "단 1건의 누출 사건은 수백만대의 자동차가 탄소배출을 내뿜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한편 2일(현지시간) COP28에는 화석연료 감축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여기서 EPA는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콜롬비아는 산유국 중에서 유일하게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에 가입했다. 현재까지 100여개국이 "화석연료 퇴출을 COP28 최종 협약의 일부로 지지한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파티 비롤(Fatin Birol)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 사무총장은 "석유 및 가스 산업 자체가 재생에너지로 전환되지 않으면 급격한 경제 쇠퇴에 직면할 수 있다"며 "화석연료 회사들은 고작 자본의 2.5%만을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강력한 신호가 에너지 시장에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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