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대신 일광욕...스페인 초겨울인데 30℃ '무더위'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2-13 18:07:55
  • -
  • +
  • 인쇄
8∼18℃ 겨울 평균기온 훌쩍 웃돌아
호주·브라질 43℃..."남반구도 비상"
▲초겨울 스페인 말바로사 해변에서 관광객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EPA)

초겨울에 접어든 스페인이 때아닌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스페인 국립기상청(AEMET)은 스페인 남부도시 말라가의 기온이 29.9℃까지 오르며 12월 사상 최고기온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날 스페인 남부지역 곳곳에서는 기온이 30℃ 가까이 치솟았다. 발렌시아를 비롯한 지중해 연안도시 여러 곳은 이날 27℃까지 올랐는데 이는 12월 종전 최고 기온보다 2℃ 높은 수준이다. 스페인에서 절기상 겨울은 12월중순부터 3월중순이다. 이 기간 남부지역은 통상 8∼18℃를 형성하는데 이 수준을 훌쩍 웃도는 더위가 찾아온 것이다.

AEMET은 "12월 현재 역대 가장 따뜻한 기단 중 하나가 스페인을 덮쳤다"면서 2월말까지 비도 거의 내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인은 올초부터 이상고온에 시달렸다. 남부 코르도바에서는 절기상 봄인 지난 4월 기온이 38.8℃까지 치솟았다. 이는 4월 예상 기온보다 10∼15℃ 높은 수준이다.

스페인 전역으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같다. 지난 3∼6월 평균 기온은 14.2℃였는데 이는 1991년∼2020년 사이 같은 기간 평균 기온보다 1.8℃ 높은 수치다. 이전 최고 기록인 1997년 기온보다도 0.3℃ 더 더웠다.

이상고온 현상이 겨울까지 이어지면서 스키 등 겨울 스포츠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수도 마드리드 외곽의 인기 스키리조트 '나바세라다'에서는 눈이 오지 않아 스키를 타지 못하게 된 관광객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이곳을 찾은 해양생물학자 타니아는 "이 장소는 눈으로 덮이거나 얼어붙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풀이 무성하다"면서 "무서운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남반구도 폭염으로 난리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있는 시드니 공항은 지난 9일 43.5℃를 기록했다. 1929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온이자 12월 평균기온보다 15℃ 높은 수치다.

브라질 대부분 지역도 11월 폭염에 따른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지난달 중순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기온은 각각 37.7℃, 42.6℃를 찍으며 올해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특히 리우데자네이루 18일 체감온도는 59.7℃를 찍었다. 브라질에서 절기상 여름은 12월~3월이고 이 기간 기온은 통상 27∼33℃에 그친다.

이상고온 원인은 기후변화로 지목된다. C3S 소속 사만다 버제스 박사는 "유럽이 전세계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며 "온난화 진행 속도가 빠를수록 폭염을 포함해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는 화석연료 퇴출을 둘러싼 당사국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가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대신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을 시작한다는 문구를 담은 공동선언 합의안을 13일 내놨다.

전세계 에너지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80%에 이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5.3%...상장사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5.3%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기원의 ESG인사이드] 보여주기식 'ESG공시' 벗어나려면?

ESG 공시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정보가 자본과 규제의 흐름을 결정짓는 시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공시 역량을 평가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기후/환경

+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항공권에 '비행세' 부과하면...기후기금 167조원 확보 가능

항공권에 '비행세'를 부과하면 기후피해 회복기금으로 연간 1060억유로, 우리돈 167조2000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올해도 미국은 '열돔'에 갇혔다...다음주까지 폭염 시달려

올해도 미국의 폭염은 더 뜨겁고 길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번 주말 중서부에서 동부 연안에 이르는 지역에 열돔 현

환경공익사업 지원금을 로비에 활용?...EU, NGO 자금조사 착수

환경 등 공익사업을 수행하라고 지급된 유럽연합(EU)의 보조금이 NGO들의 정치적 로비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EU가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

퍼붓다 그쳤다 반복...수도권 '국지성 폭우'로 피해 속출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 강한 비가 쏟아졌다 그쳤다는 반복하는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인천 전역과 경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