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에 생산량 급감...식탁에서 사라질 수 있는 5가지 작물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1-02 14: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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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을 차지하기 위해 나이지리아에서 무장단체가 20여개 마을을 연쇄적으로 피습하는 등 최근 몇 년동안 벌어진 기상이변 증가는 이미 전세계를 식량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에 기후·식량 전문가들은 "폭염, 홍수, 가뭄 등 기상재난은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했다"며 "전세계 식량안보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경제지 포브스(Forbes)는 기후위기로 더이상 식탁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를 5가지 작물이 포도와 올리브, 블루베리, 쌀과 감자라고 짚었다. 포브스는 "2023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해로, 기후가 식량안보에 미치는 위협이 증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식량 비용이 급증했다"며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문제가 심화될 뿐 아니라 전세계 영양수준도 위태로워졌다"고 밝혔다. 

우선 온도와 기후에 민감한 포도와 올리브, 블루베리 등 과일은 2023년 생산량이 급감했다. 그러다보니 이 과일들을 활용해 만드는 다양한 식품들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국제 포도 및 와인기구(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Vine and Wine, OIV)는 "2023년 전세계 와인 생산량이 2022년에 비해 약 7% 감소했다"며 "30년만에 최저치"라고 밝혔다. 기후변화 주요 포도 생산국의 작황이 좋지 않자, 와인 생산량이 덩달아 감소한 것이다. 

남반구 최대 와인생산국인 칠레는 가뭄과 산불로 포도 생산량이 20%나 감소했다. 호주도 2022년에 비해 2023년 생산량이 4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역시 가뭄과 폭우 등이 덮치면서 포도 수확량이 각각 14%, 12%씩 줄었다.

특히 스페인 일부지역은 포도 생산량이 무려 60% 감소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농업협동조합 연맹(The Federation of Agricultural Cooperatives of Catalonia)은 "2023년에 이 지역의 포도 생산량이 60%까지 감소해 포도와 그 파생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가뭄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블루베리와 올리브도 피해가 심했다. 세계 최대 블루베리 생산국인 페루의 블루베리 수출량은 50% 이상 감소했다. 페루 농업당국은 "기온상승이 적어도 2024년 가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블루베리 작물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고산지대 해안과 북부의 주요 블루베리 생산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리브도 이상고온에 직격탄을 맞았다. 2022년 4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스페인의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최대 4°C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세계 최대 올리브 생산국인 스페인의 올리브 오일 생산량은 50% 감소했다. 

현지 농부들은 "2023년 지중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생한 극심한 폭염과 건조한 날씨, 토양 수분 부족이 올리브 나무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올리브 오일은 서구권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이 여파는 더욱 컸다. 2023년에 보존제로 올리브 오일을 첨가하는 통조림류의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쌀과 감자 등 주식용 작물의 생산량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라니냐에 이어 2023년 6월부터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쌀 가격은 연중 내내 오름세였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2023년 10월에 발표한 쌀 가격지수는 평균 138.9로, 전년보다 24% 올랐다.

이는 쌀 주요 수출국인 인도와 이탈리아에서 쌀 생산량이 감소한 때문이다. 전세계 쌀 수출량의 40%를 차지하는 인도는 몬순 지연으로 쌀 출하량이 급감하자, 쌀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유럽에서 소비되는 쌀을 절반이나 생산하는 이탈리아는 2년 연속 가뭄을 겪었다. 이로 인해 쌀 경작지가 2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감자 역시 기후위기 직격탄을 맞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기후변화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향후 수 십 년 내에 전세계 감자 수확량은 18%~3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전세계 감자 농가들은 "감자 생산량이 떨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23년 영국에서는 폭우로 감자 수확량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후 유럽 감자 가격이 폭등했다.

감자가 주요 수출품인 볼리비아는 겨울철 기온이 45°C까지 치솟는 전례없는 이상고온에 폭우와 서리까지 덮치면서 감자 출하량이 급감했다.

이에 기후·식량 전문가들은 "식량은 전세계가 연결돼 있다"며 "특정작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기후영향으로 인한 공급 및 가격 충격에 더욱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처럼 기상이변은 농업, 식량안보, 생계, 국가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된다. 영국은 수입하는 25억5000만달러 상당의 식량을 기후에 가장 취약한 아프리카 8개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해당 국가들은 식량 생산의 80%를 소규모 농가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3년이나 이어진 가뭄으로 농가들은 가축과 농작물, 생계 수단을 잃고 있다.

이에 비정부 식량기구 에너지 및 기후 인텔리전스 유닛(ECIU)은 "한 지역에 극한기후가 몰아칠 경우 전세계 식량 시장과 무역, 가격이 도미노처럼 파장을 미친다"며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각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ECIU는 "증가하는 세계 인구에 발맞춰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기후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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