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사라지나?...기후변화로 눈이 줄어든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2-27 17:06:33
  • -
  • +
  • 인쇄

기후변화로 적설량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스키산업도 위기를 맞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알프스 산맥에 내린 폭우로 모르진(Morzine) 스키장과 레게츠(Les Gets) 스키장 개장이 크리스마스 이틀전까지 연기됐다.

올 8월 발표된 한 보고서에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C 오를 경우 유럽 스키리조트 28곳의 적설량은 53% 부족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온이 4°C까지 오르면 적설량이 부족한 리조트는 98%까지 늘어난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알프스 산맥 적설량은 지난 600년에 걸쳐 전례없이 감소했으며, 현재 적설기간이 36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스키계에서는 대응을 촉구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올해 프로 동계스포츠선수 500명은 국제스키연맹(FIS)의 기후조치 확대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FIS의 대회 일정상 스키선수들이 매주 대서양을 비행기로 왕복하도록 만들어 불필요한 탄소배출을 늘렸다며, 기후변화를 완화할 수 있도록 시즌을 늦게 열고 일찍 끝낼 것을 요청했다.

FIS는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에 서명하면서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50%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FIS 측은 "겨울 시즌 이산화탄소 배출 데이터를 수집해 측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시즌 일정도 1주일 미뤘다고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FIS가 기후대응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청원에 3만5000여명이 서명했다. 청원을 이끈 영국 환경단체 '겨울을 지켜라'(Protect our Winters UK)의 돔 윈터(Dom Winter) 활동가는 "겨울 스포츠의 미래는 앞으로의 배출량 감축 여부에 달려있다"며 "기온이 2°C 올라도 고도가 높은 리조트는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그만큼 비용이 오르고 엘리트중심의 스포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자연눈의 대체제로 인공눈이 많이 쓰이겠지만, 이 또한 에너지와 물,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 실제 눈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스위스 바젤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1800~2000m 아래에 위치한 리조트는 인공눈에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다, 100일 연속 인공눈을 사용하면 물 사용량이 약 540만리터 증가해 지역사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또 인공눈 의존도가 높아져 프랑스 알프스의 물 소비량이 2100년까지 9배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일각에서는 스포츠산업 유지를 위한 업계의 기후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업종을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리조트가 위치한 모르진의 비영리단체 '몽타뉴 베르트'(Montagne Verte) 관계자는 "알프스의 기온은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상승하고 있다"며 "계곡의 사계절 관광에 초점을 맞춰 접근방식을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차없는 리조트를 이용하도록 장려하고 기차로 휴가를 가는 사람들에게 리조트 할인권을 지원하는 등 지역정치인 및 업계와 협력해 탄소감축 노력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바다커튼·유리구슬...지구공학 방법론 온난화 억제 "효과없다"

지구공학 기술을 이용해 지구온난화를 대처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온난화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영국 엑스터대학 마

경기도민 89% "기후위기 심각…적극대응 필요하다"

경기도민 10명 중 9명이 기후위기 심각성을 인지하며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경기도는 지

강릉시, 평창 도암댐 비상방류 한시적 수용..."20일 시험방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이 평창 도암댐의 물을 한시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강릉시는 환경부 장관 방문 이후 거론됐던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

강릉 저수율 12% '간당간당'...단수 상황에 곳곳에서 '아우성'

18만명 강릉 시민의 생활용수 87%를 책임지고 있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 12%가 붕괴되기 직전이다. 10일 오전 6시 기준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전일 같은

해양온난화 지속되면..."2100년쯤 플랑크톤 절반으로 감소"

해양온난화가 지속되면 2100년쯤 바다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역할을 하는 남조류 '프로클로로코쿠스'(Prochlorococcus)의 양이 절반

곧 물 바닥나는데 도암댐 물공급 주저하는 강릉시...왜?

강릉시가 최악의 가뭄으로 물이 바닥날 지경에 놓였는데도 3000만톤의 물을 담고 있는 평창의 도암댐 사용을 주저하는 까닭은 무엇일까.9일 강릉 오봉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