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종말 시계'가 자정까지 겨우 90초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종말 시계를 주관하는 미국 핵과학자회(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BSA)는 23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이는 1947년 설정된 이래 가장 근접한 수치"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속되는 국제분쟁 및 핵위협 그리고 기후위기에 대한 부족한 대응때문이라고 했다. 이외에 인공지능(AI) 기술 및 생명공학 기술의 규제없는 확산도 지구종말 시계를 앞당기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레이첼 브론슨(Rachel Bronson) BSA 회장은 "자정까지 90초는 매우 지속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난해 설정한 초침을 유지한 것은 결코 희망적인 이야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BSA는 우-러 전쟁 때문에 지구종말 시계가 자정 90초전으로 당겨졌는데 여기에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까지 터지면서 국제정세가 더 악화된데 따른 결과로 해석했다. 브론슨 회장은 "러시아와 이스라엘 모두 핵보유국으로 지구종말과 큰 관련이 있다"며 "이것이 국제분쟁으로 격화된다면 더 많은 핵무기 보유국이 참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후위기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BSA는 "2023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해로 밝혀지는 등 기후위기는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증가하면서 기후변화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다"고 했다. 또 BSA는 "지난해 지속가능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1조7000억달러 규모인 것은 희망적이다"라면서도 "1조달러에 달하는 화석연료 투자도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다만 브론슨 회장은 "젊은 세대가 앞장서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과 영감을 얻는다"며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BSA는 1945년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비롯 원자폭탄을 개발한 과학자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단체로, 1947년부터 매년 지구종말 시계를 발표해왔다. 냉전 중 수소폭탄이 개발된 1953년 밤 11시 58분을 기록했고 이후 탈냉전 기조가 만연하던 1990년대 는 17분전으로 늦춰졌다.
이후 지구종말 시계는 지금까지 자정을 향해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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