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서 여당이 크게 밀리는 결과가 나오면서 의정 갈등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됐지만, 여전히 정부와 의료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15일 총선 닷새만에 의료개혁에 대해 "변함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전공의들도 맞서면서 의료개혁 선봉을 맡았던 박민수 복지부 차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했고 "경질없이는 복귀도 없다"고 못박았다.
정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의료개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정부 의료개혁 의지는 변함없다"며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 4대 과제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계는 집단행동을 멈추고 조속히 대화에 나서주길 바란다"며 "2025년도 대입 일정을 고려할 때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5월말이면 '2025학년도 대입전형 수시모집요강'에 의대 증원 규모가 최종 반영되기 때문에 그 전에 갈등을 해소하자는 뜻이다.
이에 전공의 1360명은 이날 박민수 복지부 차관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했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는 "정부는 각 수련병원장들에게 '직권남용'을 해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 금지했고, 업무개시명령을 내려 젊은 의사들이 본인의 의지에 반하는 근무를 하도록 강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전공의들의 휴직권과 사직권, 직업 선택의 자유, 강제노역을 하지 않을 권리 등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 대표는 "박민수 차관은 이번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주도하면서 초법적이고 자의적인 명령을 남발해 왔다"며 "박 차관이 경질되기 전까지는 절대 병원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의료계 유일한 요구는 의대 증원의 원점 재논의'라는 기조를 강조하며 전공의들과 함께 정부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의정갈등이 여전히 '강대강'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암환자협의회 등 6개 중증질환 환자 단체가 모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국회를 향해 "지난 두달간 선거를 이유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해 왔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조속히 의료 공백 사태를 종결하도록 중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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