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에서 관리까지..."폐기물 자원순환 스마트한 인프라로 해결해야죠"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29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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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오이스터에이블
수거에서 폐기까지...이력관리 통해 자원순환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로 일상생활 속 긍정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사회혁신리더를 선발해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편집자주]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보상시스템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newstree


기계에 투명페트를 넣자 '땡그랑'하는 기분좋은 소리가 들린다. 앱을 확인해보니 내가 버린 쓰레기가 10원이 되어 내 지갑으로 들어왔다. 환경을 위한 행동을 실천하면서 부수입까지 챙기니 또 분류할 쓰레기는 없나 먼저 찾아나서게 된다. 

가정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쓰레기는 배출 단계에서부터 오염되고 뒤섞이면서 실질적인 재활용률이 22.7%에 불과하다. '어떻게 하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을까.' 오이스터에이블의 배태관(39) 대표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비롯됐다. 그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돈으로 되돌려주는 무인 분리수거함을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오이스터에이블 무인 분리수거함 이용자는 6년만에 9만5000명으로 늘어났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만6000명에 달했다. 환경도 생각하고 돈도 벌 수 있는 '동기부여'가 확실히 된 덕분이다. 오이스터에이블은 무인수거함을 넘어 현재 사물지능융합기술(AIoT) 기반의 '랄라루프'(Lalaloop)로 자원회수 인프라를 고도화한 상태다. 이를 통해 분리수거 과정에서 수집된 자원순환 데이터를 제조사에 제공하거나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자발적 탄소시장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4'에서 글로벌 톱5 그린테크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오이스터에이블 배태관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이스터에이블의 무인 분리수거로봇 (사진=오이스터에이블)



◇ 분리수거하면 포인트 지급···"보상으로 동기부여"


건축을 전공한 배태관 대표는 친환경 도시설계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도시 폐기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도시에 쏟아지는 쓰레기들은 친환경 도시설계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수거할 수 있는 무인수거함을 생각해냈고, 수거된 폐자원을 활용하는 순환경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배 대표는 "쓰레기가 돈이고 자원이라는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주병이나 맥주병처럼 공병은 '돈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페트병이나 캔 등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마구 버린다는 것이다. 이에 배 대표는 "공병 보증금처럼 재활용 쓰레기에 대해서도 보상이 이뤄지면 자원회수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푼돈이지만 차곡차곡 모이는 재미에 이용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의 자원회수로봇인 분리수거함에 페트병이나 캔, 종이팩 등을 넣으면 포인트가 적립된다. 적립된 포인트는 스마트폰 리워드 애플리케이션(앱) '오늘의 분리수거'를 통해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앱을 통해 '지역별 배출함 검색'을 하면 자원회수로봇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분리배출이 가능한 항목과 운영시간 등도 앱에서 확인할 수 있고, 수거함이 가득차 있다는 사실여부도 앱을 통해 알 수 있다.

수거함에 회원 QR코드를 찍고 버리려는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투입구가 열린다. 투입구로 폐제품을 넣으면 인공지능(AI)이 상태를 확인하고 문제가 없으면 투입을 허용한다. 만약 회수 불가능한 폐제품이거나 오염과 훼손 정도가 심하면 반출해버린다. 투명페트병, 캔, 우유팩 등이 수거 가능하고, 다회용컵과 다회용기, 다회용 장바구니 등도 회수한다. 투입되는 모든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기 때문에 회수자원을 데이터베이스(DB)로 관리할 수 있다. 특히 다회용기의 회수관리가 가능하다. 

폐제품 1개당 10원씩 포인트가 지급된다. 적립된 포인트로 '오늘의 분리수거'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하거나 현금화할 수 있다. 말그대로 쓰레기를 버리고 돈을 줍는 셈이다. 수거함에 모인 재활용품은 오이스터에이블이 직접 회수하거나 위탁업체를 통해 회수해 재활용업체로 보낸다.

현재 '오늘의 분리수거' 누적 가입자는 9만5000명이고, 전국에 설치된 자원회수로봇은 910대다. 이 회수로봇을 통해 수거되는 폐기물은 매주 4.5톤(t)에 이른다. 배태관 대표는 "참여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포인트 등으로 보상받는 것보다 분리배출 자체에 재미를 들린 이용자분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제품마다 고유코드를 부여해 제품의 전주기를 실시간으로 파악 (사진=오이스터에이블)



◇생산부터 폐기까지···순환경제 위한 이력관리



오이스터에이블은 단순히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는데 그치지 않고 수거된 재활용 쓰레기의 이력을 모두 추적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사물인터넷(IoT)를 접목시켜 분리수거함에 넣는 순간부터 재활용 직전까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오이스터에이블은 이를 '랄라루프 인프라'라고 부른다. 랄라루프 인프라에는 무인수거함과 오늘의 분리수거 앱, 회수관리 데이터베이스 '랄라루프 콘솔' 그리고 패키지와 소비재를 추적·관리하는 '랄라루프 ID' 솔루션으로 구성돼 있다.

배태관 대표는 "랄라루프는 자원순환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일종의 '이력관리시스템'"이라며 "이 솔루션을 제품 생산단계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접목한다면 자원의 회수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제품당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데도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관제시스템을 통해 생수병이 만들어질 때부터 유통, 판매, 폐기,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배 대표는 "현재는 다회용컵을 이용한 솔루션을 시험하는 단계에 있고, 이를 다른 소재로까지 확장할 예정"이라며 "우선 기타 플라스틱류 가운데 PP의 생애주기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오이스터에이블은 제품의 생애주기를 관리하기를 원하는 기업에 '랄라루프' 솔루션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시민들의 자원순환 활동이 기업의 탄소배출권을 저감시키는 행동이 되는 만큼 이로 인해 생성되는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재 제품에 직접 고유코드를 입력해 전주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배 대표는 "관제를 통해 도시폐기물을 관리하려는 지방정부에게도 필요한 솔루션"이라며 "특히 회수되는 자원에 대한 데이터를 모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재활용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이스터에이블의 '랄라루프' 솔루션은 이미 유럽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유럽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과 지속가능한 제품(ESPR) 채택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모든 제조업체들이 간접탄소배출량(스코프3) 관리를 위해 제품 재활용과 회수율 측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폐기 이후의 제품 이력관리가 제대로 되지않아 탄소배출량 추적이 어렵다. 배 대표는 "우리 회사의 솔루션은 폐기 후 탄소배출량 측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들에게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이스터에이블의 솔루션은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4'와 'MWC 24'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MWC 24에서는 톱5 그린테크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배태관 대표는 "영국·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와 사업협력에 대해 논의중이고, 일본에서도 협력제안이 들어왔다"면서 "해외에서 성공사례를 만든다면 국내에서도 솔루션을 확장해나가기 더 쉽지않을까"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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