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전문적인 AI 만든다…국내 IT기업, AI 엔진 본격 '시동'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30 11: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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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IT 기업들이 AI 엔진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SK텔레콤은 5G 요금제, T멤버십, 공시지원금 등 우리나라의 통신 전문 용어와 AI 윤리가치와 같은 통신사의 내부 지침을 학습한 '텔코LLM(거대언어모듈)'을 오는 6월 공개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텔코LLM은 GPT, 클로드와 같은 범용 LLM이 아니라 통신업 특화 LLM을 뜻한다.

SKT는 오픈AI, 앤트로픽 등과 협력을 통해 통신사의 서비스나 상품, 멤버십 혜택, 고객 상담 패턴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선별해 이를 에이닷엑스, GPT, 클로드에 학습시킴으로써 통신에 특화된 LLM을 만들고 있다.

에릭 데이비스 SKT AI 기술협력 담당은 "1개의 범용 LLM으로 통신사들이 하려는 다양한 서비스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통신 데이터와 도메인 노하우에 맞춰 조정하는 미세조정과 모델평가를 거쳐 다양한 텔코LLM을 만들고 이를 상황에 맞게 골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SKT만의 멀티LLM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SKT는 현재 고객센터에서 상담 전화 한 건을 처리하는데 고객 상담에 약 3분, 상담 후 업무 처리하는데 30초 이상이 소요되는데, 텔코LLM을 도입하면 상담사가 고객과 전화하는 동안 LLM이 해결책을 상담사에게 제공하고 상담 내용을 요약해주는 등 상담 후 처리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중이다.

기존의 고객센터에서 상담사가 고객 문의 내용을 정리하고, 필요한 문서를 검색, 요약하여 답을 한 후 상담 내용을 기록하는 것까지 전 과정에 숙련되는 데에 많은 경험과 교육이 필요했다면, 텔코 LLM이 이 과정을 줄여주는 셈이다.

또한 텔코LLM 중 통신 관련 데이터를 입힌 클로드 버전의 경우 AI가 따라야 할 윤리원칙을 철저하게 학습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생겨나고 있는 신조어나 한국어 욕설, 위협 폭언 식의 문맥 뉘앙스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29일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IPTV 업계 최초로 AI가 영상을 분석하고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B2B 종합미디어 솔루션 '매직플랫폼'을 선보였다. 또 이를 활용해 제작한 'AI 오브제북'도 공개했다.

AI 오브제북은 '밀리의 서재' 전자책에서 AI로 핵심 키워드를 추출한 뒤, KT AI 보이스 스튜디오에서 목소리를 합성해 더빙하고 지니뮤직이 생성형 AI로 제작한 배경음악을 입혀서 제작된 콘텐츠다.

이에 더해 KT는 AI 인프라가 없는 다른 사업자들도 손쉽게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 형태의 'AI 골라보기' 기능을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AI 골라보기는 AI로 특정인물이나 노래, 춤추는 장면만 선택해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TV프로그램 '나는 솔로' VOD를 시청할 때 '옥순이만'을 선택하면 해당 회차에서 '옥순'이만 나오는 장면이 화면 하단에 미리보기로 노출된다.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김훈배 전무는 "미디어 사업은 통신 그리고 AI와 함께 KT의 3대 핵심사업 중 하나로, KT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중추적인 사업"이라며 "KT는 그룹 시너지에 기반을 둔 미디어 밸류체인 위에 독보적인 'AI 기술력'을 더해 앞으로도 시장을 리딩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도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시키면서 AI 생태계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9일 AI 기술 '헬릭스 큐레이션'을 출시하고 카카오페이지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엔터는 AI 브랜드 '헬릭스'를 론칭하고 첫 번째 기술로 '헬릭스 푸시'를 성공적으로 적용한 바 있다.

헬릭스 푸시와 큐레이션은 모두 이용자의 구매이력, 관심 작품 등 다양한 데이터를 AI 최적화 알고리즘으로 분석하여 작품을 추천하는 기술이다. '푸시'가 이용자가 주로 앱에 접속하는 시간을 분석해 최적의 타이밍에 스마트폰 푸시 알람 형태로 맞춤작 추천 및 무료 이용권을 지급해서 작품을 열람하게 한다면, '큐레이션'은 AI가 이용자를 위한 추천 작품들을 큐레이션한 결과를 홈화면에 띄워준다.

즉, 카카오페이지 이용자들은 각각 개인화된 서로 다른 홈 화면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AI가 취향에 맞는 작품만 맞춰 보여주기 때문에 새로운 작품을 찾기 위한 과정이 줄어 앱 이용을 더 쾌적하게 만든다.

실제로 카카오엔터가 '헬릭스 큐레이션'을 지난 2월 6일부터 22일까지 약 보름 동안 카카오페이지 이용자 40%를 대상으로 시범 적용한 결과, 헬릭스 큐레이션을 적용하지 않은 대조군 대비 적용군에서 웹툰과 웹소설 클릭률(CTR)이 각각 57%, 227%, 거래액은 90%, 61% 상승했다. 카카오엔터는 일부 썸네일에만 적용한 결과로, 본격적인 도입 후 서비스 안정화를 거치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밖에도 카카오톡 '대화 요약하기', '말투 변경하기'나 카카오T AI 배차, 기상 정보 확인 등 AI 기술을 적용한 여러 서비스를 차례차례 출시하고 있다.

네이버는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까지 나서며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과 인공지능 반도체·인공지능 서버와 클라우드·데이터 센터 등의 성능개선과 최적의 구동을 위한 오픈소스용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위해 'NAVER·인텔·KAIST AI 공동연구센터(NIK AI Research Center)' 설립과 운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들 세 기관의 제휴가 인공지능 반도체·인공지능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운영에 필요한 오픈소스용 소프트웨어 개발 등 인공지능 분야에서 각자 보유하고 있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과 역량을 융합해서 새로운 인공지능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시장과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선제적인 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네이버클라우드는 AI 개발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를 통해 기존 모델 대비 5분의 1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면서도 더 빠르게 한국어를 처리할 수 있는 HCX-DASH의 첫 번째 버전 'HCX-DASH-001'을 출시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향후 여러 종류의 하이퍼클로바X 모델들을 클로바 스튜디오에서 순차적으로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특히 HCX-DASH는 문장 생성 및 변환, 분류, 요약과 같은 비교적 단순한 업무부터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맞춤형 챗봇을 구현하는 데에도 뛰어난 성능을 보여 다양한 목적의 서비스에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교하고 복잡한 작업을 더 완성도 높게 수행할 수 있는 모델,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나 오디오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모델도 공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성낙호 기술 총괄은 "AI로 수행하고자 하는 작업이 다양해지고 구체화되고 있는 만큼, 사용 목적에 가장 적합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능을 갖춘 하이퍼클로바X 모델들을 출시하며 AI 생태계를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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