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후대응을 위한 14곳에 새로운 댐을 건설한다고 발표하자, 환경단체들이 일제히 "기후문맹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30일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기후대응댐 건설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녹색연합은 정부 발표에 대해 "기후위기 대응과 적응을 핑계로 4대강 사업을 정당화하고 이를 중심에 둔 물 관리 정책으로 회귀하겠다는 선언"이라며 "4대강에 만들어진 16개 보도 건설 이유는 홍수·가뭄 대응이었으나 박근혜 정부 때부터 이어진 4대강 조사평가를 통해 기후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점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기후대응이라는 민감한 사안임에도 유의미한 과학적 논거들을 완전히 생략했다"며 "주요 댐 후보지의 저수용량에 따른 예상 물 공급량 같은 기본적인 예측 수치만 붙이고 필요 용수량이 얼만큼 부족하고 해당지역과 가뭄지역의 상관관계가 어떤지 개연적 설명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환경운동연합은 "기후위기로 인한 극한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목적 등으로 발표된 정부 계획은 기후위기를 볼모로 토건 산업을 살리기 위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홍수 방어, 용수 공급 등 주장의 근거가 빈약할뿐더러 효과성마저 떨어져 보인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최근 수해 피해 대부분이 댐의 부재가 아닌 제방 관리부실, 과도한 하천 공간 활동 등이라며, 신규 댐에 저장할 수 있는 물의 총량도 홍수 방어에는 턱없다고 주장했다. 또 댐을 건설할 때 온실가스가 대량 배출되고 댐 건설로 물이 고이면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0배 큰 메탄이 배출될 수 있어 기후대응을 말하면서 기후변화를 가속화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은 "관성적 토건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환경부의 기후문맹적 발상"이라며 "토건주의에서 벗어나 피해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세밀한 분석을 통해 선진적인 자연기반해법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댐 건설의 당위를 증명하기 위해 비 피해 원인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이 필요하다"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광범위한 생태계 훼손의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 끼칠 수 있는 파급력을 생각하면 필요하더라도, 최대한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공개' 방안을 발표하고 "기후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 홍수·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미래 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가 주도로 댐이 건설되는 건 2010년 경북 영천 보현산 다목적댐 이후 14년 만이다. 다만 관련 예산 확보와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 수몰지역 주민 보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다.
댐 건설 발표 직후 각 지자체 반응은 엇갈렸다. 댐 건설을 신청했던 삼척시의 경우 산기천이 후보지에 오르자 댐 건설을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에 최대 규모 다목적댐 건설이 발표된 양구군은 주민 피해와 희귀 동식물 서식지 수몰 위기에 주장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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