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매트' 왜 뒤집어졌을까?...부천 화재 현상이 남긴 의문점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3 18: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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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투숙객 추락 후 뒤집혀있는 에어매트 (사진=연합뉴스)

부천에서 발생한 호텔 화재 사건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2명이 사망하면서 에어매트 안전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에어매트는 고층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외부로 뛰어내리는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설치하는 안전장비다. 그러나 22일 오후 7시 34분 경기도 부천에 있는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바닥에 설치해놓은 에어매트 때문에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화재로 사망한 7명 가운데 2명이 에어매트 때문에 사망한 것이다. 이날 불은 빈방인 810호에서 발생했다. 그러다보니 8층과 9층에 투숙했던 사람들이 연기에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면서 참사를 당했다.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남녀 2명도 8층에 투숙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화재가 발생한지 20여분 뒤 검은연기가 호텔 내부를 뒤덮자, 차례로 뛰어내렸다. 

그런데 먼저 뛰어내린 여성이 에어매트 모서리쪽으로 떨어지면서 에어매트가 뒤집혔다. 매트가 뒤집어진 그 찰나에 남성이 연이어 뒤집어진 에어매트로 떨어졌다. 2명 모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모두 숨졌다. 

당시 부천소방서가 설치한 에어매트는 10층 높이에서 뛰어내려도 살 수 있게 제작된 소방 장비로 가로 7.5m·세로 4.5m·높이 3m 크기다. 공기가 주입되지 않은 상태의 에어매트 무게는 126㎏이다. 보통 펌프차 등에 싣고 출동해 구조대원 4∼5명이 함께 들어 옮긴 뒤 설치한다.

비교적 신속하게 에어매트를 설치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오히려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여러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서리로 낙하됐다고 해도 어떻게 뒤집힐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의문점으로 남았다.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것은 흔하게 일어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에어매트는 1번에 1명씩 뛰어내려야 한다. 매트 원형이 복구되려면 최소 10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그 다음 탈출자는 시간차를 두고 뛰어내려야 하지만 이번 화재에서는 2명이 거의 동시에 뛰어내려 화를 더 키웠다. 

현재 우리나라 소방서들은 각기 다른 제조사의 에어매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에어매트 사용과 관련해 별도의 공통 지침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매뉴얼을 토대로 에어매트를 사용하고 있다. 

한편 이번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다쳤다. 화재가 난 호텔은 2003년 준공된 것으로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대상 건물도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빈방에서는 '탄내가 난다'는 제보가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해 '인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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