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북쪽지역에 상륙했던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방향을 꺾어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 '풀라산'은 이동과정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바뀌면서 한반도 상공에 걸쳐있는 가을장마 전선과 결합해 주말내내 우리나라 남부지역에 특히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풀라산'은 지난 19일 오후 6시50분쯤 중국 동부 저장성 다이산현에 상륙한 뒤 현재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버린 상태다. 당초 중국에 상륙해 내륙쪽으로 이동하다가 소멸할 것이라는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 '풀라산'은 20일 오후 3시 강도 '약' 상태로 중국 상하이 북서쪽 150㎞ 부근에서 다시 해상으로 빠져나와 한반도를 향할 예정이다.
19일 기상청은 '풀라산'이 21일 오후 3시쯤 진도 서남서쪽 약 170㎞ 부근 해상에 접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풀라산'이 한반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바뀌어 태풍으로서 힘을 잃었다고 하지만 남쪽의 습한 공기를 한껏 머금고 오기 때문에 장마전선과 만나 물폭탄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토요일인 21일에는 전국이 흐리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비가 내리겠다. 지역에 따라 시간당 6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퍼붓는 곳도 있겠다. 특히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가을장마 전선과 만나는 지역에서는 예상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릴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비는 20일부터 시작해 22일까지 이어지겠다. 22일까지 예상 누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에 30~100㎜, 서해5도 30~80㎜, 강원 동해안·산지 100~200㎜, 대전·세종·충남, 충북, 광주 등은 50~100㎜다. 특히 강원 동해안과 산간 지역에는 많은 경우 300㎜ 이상 폭우가 내리겠다. 부산·울산 등 경남, 경북은 50~120㎜, 대구, 울릉도, 독도 50~100㎜, 제주도 50~150㎜, 제주 산지에는 200~250㎜ 이상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수도권은 21일 새벽까지, 충청권은 오전까지 시간당 50㎜ 이상 강한 비가 퍼붓고, 강원권도 21일 오후까지 강한 비가 내리며, 동해안·산지에는 시간당 60㎜ 이상의 집중호우가 오겠다.
무엇보다 '풀라산'이 접근하는 해상에서는 엄청난 너울이 발생할 수 있어 바닷가 접근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해안과 제주 해안엔 너울에 의해 1.5m 내외 물결로 해안가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가 내리면서 폭염은 한풀 꺾이겠지만 여전히 평년에 비해 3~4℃ 높겠다. 21일 아침 최저기온은 16~26℃, 낮 최고기온은 19~36℃를 보이겠다. 주요 도시 예상 최고기온은 △서울 21℃ △인천 23℃ △춘천 20℃ △강릉 21℃ △대전 23℃ △대구 23℃ △전주 27℃ △광주 28℃ △부산 36℃ △제주 31℃다.
기상청은 "이번 호우는 정체전선을 동반한 가을장마 형태로 지속시간이 길고, 예상 강수가 많을 것으로 보여 침수와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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