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까지 마감할 예정인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 법률 초안에 제대로 된 내용이 담기려면 협상국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INC-5 대표단장은 28일 오후 7시30분 기자브리핑을 통해 "협상이 시작되고 4일이 지났지만 시민사회, 산업계, 원주민 등 이해당사자 모두가 실망하고 있다"며 "각국이 협상에 임하는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열차사고같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INC-5는 12월 1일 회의 기한까지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해 77쪽에 달하는 협약 초안을 17쪽으로 정리한 요약본인 '논페이퍼'(Non-paper)를 기초로 △제품디자인⋅유해화학물질⋅플라스틱 생산 △폐기물관리·정의로운 전환 △재정·기술이전 △국가계획·건강·인식교육 4개 컨택그룹으로 나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4개 컨택그룹에서 합의된 의제를 법률 초안 작성 그룹에 보내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협약안 작성이 시작될 수 있다.하지만 협상은 폐기물관리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거의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루이스 바야스 발바디에소 INC-5 의장은 29일 오후 12시까지 법률 초안에 필요한 합의내용을 전달하도록 마감시간을 못박았다.
이에 대해 히로타카 코이케 그린피스 선임 정치 및 외부관계 담당은 "INC를 100번 반복한다 해도 협상국들이 지금처럼 소극적인 태도로 합의에 임한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29일 12시가 된다 한들 결국 초안의 초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브리핑에 함께 자리한 주레사 리 국제 원주민 플라스틱 포럼 공동의장은 "선진국들의 무한 소비주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원주민들은 자국 내에서도 가장 소외된 집단"이라며 "INC-5에 참석하기 위해 적지않은 경비까지 부담하면서 왔는데 총회에서 아무런 발언권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그는 "화학업계 로비스트들의 압도적인 숫자에 극도의 모욕감마저 느낀다"고 토로했다.
포브스 대표단장은 "플라스틱이 우리 모두를 포함해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느슨한 협약은 협약 당사국들 스스로를 해치는 행위"라며 "이제는 우호국연합(HAC)를 비롯한 책임있는 국가들이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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