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아진 탄소거래시장...'VCM 거래플랫폼' 내년 줄줄이 개장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10 10:30:55
  • -
  • +
  • 인쇄
증권사 등 거래플랫폼 개설 위해 '채비중'
배출권 거래뿐 아니라 저감사업도 발굴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는 민간 플랫폼이 줄줄이 등장할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5개 이상의 자발적 탄소시장(VCM) 거래플랫폼이 내년 개장을 목표로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팝플'과 '윈클' 그리고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 등 3곳 외에 추가로 VCM 거래플랫폼이 생기는 것이다.

VCM 거래플랫폼을 준비하는 한 관계자는 "5곳에서 VCM 거래플랫폼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기업의 탄소배출량 측정·관리부터 탄소저감 설루션, 기업이 투자할만한 탄소저감 사업에 대한 검증 그리고 탄소배출권 발급과 매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플랫폼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단위 배출권을 할당하고, 해당 사업장은 할당받은 배출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해야 한다. 만약 온실가스 배출량이 할당받은 것보다 적으면 이를 탄소배출권으로 판매할 수 있고, 할당범위를 초과하면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이를 상쇄시켜야 한다. 이들이 거래하는 시장이 '규제적 탄소시장(CDM)'이다.

반면 VCM은 배출권 의무가 없는 개인이나 기업이 탄소를 저감한 실적을 탄소배출권으로 사고파는 시장이다. VCM 시장은 CDM과 달리 탄소배출권 보증주체가 국가가 아닌 제3의 기관이다. 이에 따라 VCM 시장은 보증주체마다 탄소배출권의 품질기준이 달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COP29에서 탄소배출권의 국가간 거래가 합의되면서 VCM 시장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COP29에서 온실가스 감축실적의 국가간 거래, 탄소저감 사업의 범위와 정의, 탄소배출권의 모니터링 방법 등 탄소배출권의 국제적 '품질기준'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업계가 가장 먼저 대응하기 시작했다. 한국투자·NH투자·미래에셋·삼성·메리츠·신한투자·하나·IBK투자·KB·SK증권 등 10개 증권사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VCM 탄소배출권 부수업무를 위한 신고를 마쳤다. VCM 거래플랫폼 개설을 준비중인 A씨는 "일부 증권사는 탄소배출권 거래를 업무에 추가하는 것을 넘어 거래플랫폼을 직접 개설하는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런 증권사를 포함해 내년에 5개 정도의 거래플랫폼이 새로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개설하는 VCM 거래플랫폼들은 단순히 배출권을 거래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탄소저감 사업검증을 비롯해 저감량 측정까지 토탈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현재 사업을 준비중이다. A씨는 "미국의 IT컨설팅기업 세일즈포스처럼 탄소배출권 발굴사업과 배출권 인증,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일즈포스는 구글, 메타 등과 2000만톤 탄소배출권 구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배출권 거래시장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려는 민간사업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단순히 배출권 거래 차원을 넘어 탄소감축사업까지 발굴해주는 사업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면 시장수요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팝플, 윈클 등 3곳의 VCM 거래플랫폼에서 거래된 탄소배출권은 2700톤에 불과하지만, 탄소배출권의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거래소가 나온다면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한편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는 2030년쯤 탄소배출권 거래량이 연간 2500억달러(약 358조8438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페트병 업사이클링한 방수가방덮개 기부

대한항공이 지난 17일 서울 강서소방서에서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제작한 '업사이클링 안전 가방덮개' 500개를 기부했다고 18일 밝혔다.이번에 기

현대그린푸드 '식품부산물 자원화'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이마트, 삼성웰스토리, 삼성전자 등 10개 기업·기관들과 지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공개…상위 10% 포함된 韓기업은?

SK텔레콤과 하나금융 등 20여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상위 10%에 포함됐다.S&P 글로벌이 16일(현지시간) 공개한 'DJSI 월드지수'에

네이버, 지역소멸·기후위기 대응 위해 IT기술 도입 협력

네이버가 한국농어촌공사와 손잡고 농어촌지역 기후위기 및 지역소멸 대응을 위해 다양한 IT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네이버와 한국농어촌공사는 경기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선언...그후 5년

지난 2019년 8월 미국 재계 CEO들의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중요한 선언이 나왔다. 이 모임에 참여한 181명의 CEO는 '기업의 목적에 대한 성

대한상의·LG유플스, 폐배터리 수거사업 '맞손'

LG유플러스와 대한상의 ERT(신기업가정신협의회)가 폐배터리 수거를 통한 자원재순환을 위해 전국 ERT 회원 기업·소상공인들과 협력한다.16일 오전

기후/환경

+

이산화질소 노출, 정신질환 발병률 높인다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가 정신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17일(현지시간) 영국 세인트 앤드류스대학 연구팀은 17세 이상의 청소년

[영상] 7.3 강진에 도시가 '흔들'...남태평양 열도 '아비규환'

남태평양에 위치한 바누아투에서 규모 7.3 강진이 발생해 도시 전체가 아비규환에 빠졌다.17일(현지시간) 오후 12시께 남태평양 도서국 바누아투 인근

'온실효과 1만배' HFC 퇴출된다...정부 단계별 전환 추진

정부가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1만배 이상 높은 수소불화탄소(HFCs)를 점진적으로 퇴출시키기로 했다. HFC는 냉장고와 에어컨 등 냉매뿐 아니라 소

한반도 하늘 맑아졌다...지난해 초미세먼지 6.3% 감소

지난해 한반도 상공의 초미세먼지는 전년보다 6.3% 줄어든 5만5735톤인 것으로 추정됐다. 17일 환경부 소속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는 '2022년 국가 대기오

펄펄 끓는 남반구...호주 빅토리아주, 12월 최고기온 찍었다

호주 전역이 폭염에 휩싸였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빅토리아주, 노던 준주 및 뉴사우스웨일스주 전역에 걸쳐 폭염이 발생하고 있고, 빅토리아주

EU, 화석연료기업 투자펀드 '녹색' '친환경' 명칭 사용허용

유럽연합(EU)이 화석연료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명칭에 '녹색'이나 '친환경'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를 한달만에 풀었다.16일(현지시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