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정점을 지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유행하고 있어 설 연휴를 기점으로 다시 확산세로 돌아서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질병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 2025년 2주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86.1명으로 99.8명이었던 전주보다 13.7% 감소했다. 매주 20~30명씩 늘어나던 환자수는 진정되는 분위기이지만 여전히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유행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는 7∼12세 149.5명, 13∼18세 141.5명에서 발생률이 높았고, 19∼49세 110.0명, 1∼6세 83.4명 순이었다.
병원 입원환자 표본감시 결과에선 인플루엔자 입원환자가 2주차 1627명으로 1주차 1468명 대비 10.8% 증가했다. 이는 외래환자 증가 후 후향적으로 나타나는 추세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고, 작년 동기간 대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독감 환자수가 많아지고 한파가 계속되면서 헌혈자가 줄어 혈액 수급에도 비상이다. 통상 겨울철이면 헌혈의집에 방문하는 헌혈자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독감까지 크게 유행하면서 혈액 수급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헌혈은 미리 혈액검사로 개인 건강을 확인해야 참여할 수 있을 만큼 헌혈자의 건강 상태가 중요한데, 독감 환자가 늘면서 헌혈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현재 혈액원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독감 확진을 받지 않더라도 유사 증상을 보일 경우 헌혈을 금지하고 있다. 독감 감염자의 경우 완치하고 한 달이 지나야 헌혈할 수 있다.
혈액이 부족한 상황에서 예년보다 긴 설 연휴가 닥치고 있어 의료계의 우려는 거지고 있다. 혈액원은 이대로라면 설 연휴 직후 혈액 보유량이 사흘치 미만인 주의단계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누구나 혈액이 필요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리며 헌혈에 적극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독감 확산세에 응급 의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23~27일 전국 응급실 내원 환자는 평일 일평균 1만8437명으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357명이 독감 환자였다.
이에 정부는 설 전후를 '비상 응급 대응 기간'으로 지정하고 강도 높은 지원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설 연휴 기간동안 문 여는 병·의원을 최대로 확보하고, 전국 응급실에 1대 1 전담관을 지정하는 등 빈틈없는 응급 의료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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