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지구]미세플라스틱이 뇌혈관 막는다…기억력·운동신경 감퇴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1-28 09:30:03
  • -
  • +
  • 인쇄

한번 생산되면 사라지는데 500년 이상 걸리는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1950년대 이후 지금까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너무 참혹하다. 대기와 토양, 강과 바다. 심지어 남극과 심해에서도 플라스틱 조각들이 발견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 지구를 뒤덮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제적인 플라스틱 규제가 마련되려는 시점을 맞아, 플라스틱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해보고 아울러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기업을 연속기획 '플라스틱 지구'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혈류 속도가 느려진 쥐의 뇌혈관(사진=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체내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이 뇌혈관에 뭉쳐 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의 황하이펑 연구팀과 싱가포르국립대, 미국 듀크대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혈액-뇌 장벽(BBB)을 통과한 뒤 뇌 면역세포에 의해 포식되고, 이로 인해 혈관이 막혀 혈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세플라스틱이란 플라스틱의 풍화과정에서 5㎜ 이하의 매우 작은 입자로 쪼개진 것을 말한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바람과 빗물을 타고 토양과 바다뿐 아니라 심해, 극지방 등 지구 곳곳까지 침투해 있는 상태다. 특히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에 유입되는 등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300종 이상의 생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형광으로 표시한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쥐에게 주입하고, 뇌혈관을 영상화해 형광 이미지를 읽어내는 방식으로 이를 관찰했다. 그 결과, 입으로 투여했을 때는 2~3시간 뒤에, 주사를 통해 직접 혈류에 주입했을 때는 10분 이내에 뇌혈관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 뇌혈관을 통해 이동하는 미세플라스틱은 호중구나 대식세포와 같은 면역세포가 병원균으로 오인하고 이를 흡수, 처리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문제는 미세플라스틱이 면역세포에 의해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섭취한 세포들은 서로 엉겨붙어 혈전이 된다. 이 혈전은 최소 1주일 이상 잔류하며 혈류를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혈관의 혈류 속도는 미세플라스틱 주입 10~30분 후부터 눈에 띄게 낮아졌고, 이같은 현상은 미세한 혈관들일수록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혈류 막힘 현상은 7일 정도 지속됐고, 28일 후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뇌에 미세플라스틱이 침투된 쥐들은 기억력과 운동능력 시험에서 낮은 성과를 보였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뇌 조직에 직접 침투하지 않더라도 혈류를 방해해 간접적으로 뇌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쥐와 인간의 순환체계, 뇌조직, 섭취 방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같은 작용이 인간에게도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황하이펑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칠 위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반을 제공했다"며 "더 많은 연구와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수도권 대체매립지 4차만에 2곳 응모...기초지자체 합의가 '변수'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에 민간 2곳이 응모했다.기후에너지환경부와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는 1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 대체 매립지

英 개도국 폐플라스틱 수출 84% '껑충'...재활용 산업 '뒷걸음'

영국 정부가 매년 60만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방치하면서 자국 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규모를 쪼그라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불의 고리' 이틀만에 또...필리핀 규모 7 강진에 쓰나미 경보까지

'불의 고리'에서 연속적으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일 대만 화롄 지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10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해안

발암물질 PVC로 포장금지 5년...생고기 포장 여전히 랩으로 '둘둘'

사용이 금지된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을 포장재로 이용하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국민의힘) 의원이 지

지난해 국내은행 탄소배출량 1.52억톤...목표치 '미달'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온실가스 감축규모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8일 한국은

[주말날씨] 가을 장마인가?...주말내내 '비소식'

추석 연휴 내내 오락가락 하던 비는 이번 주말에도 이어지겠다.비는 수도권과 강원 그리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10일부터 토요일인 11일까지 이어지겠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