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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연산속도로 기존 산업의 판도를 뒤바꿀 혁신기술로 꼽히는 양자컴퓨팅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잰걸음을 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일반적인 컴퓨터와 비교해 연산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다. 일반적인 컴퓨터는 0 또는 1을 나타내는 '비트'를 기본 단위로 하는 이진법으로 정보를 처리하지만 양자컴퓨터는 0과 1이 중첩된 정보 단위인 '큐비트'(qubit)로 복잡한 정보를 한순간에 처리한다. 큐비트 단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연산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
만약 양자컴퓨터가 8개 큐비트를 사용한다면 8비트 일반 컴퓨터보다 연산속도가 256배 더 빠르고, 16개 큐비트를 쓴다면 16비트 컴퓨터보다 약 6만5000배 더 빠르다. 70~100큐비트면 현존하는 최고 사양의 슈퍼컴퓨터보다 연산속도가 빠르다. 만약 인공지능(AI)에 양자컴 기술을 접목시킨다면 AI 학습속도가 수백배 빨라질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시장규모는 지난해 약 1조6100억원에서 오는 2034년 약 23조87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존하는 양자컴은 영하 273℃의 극저온에서만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이나 외부 환경 변화에 쉽게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당장 상용화하기 쉽지 않다. 이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올 1월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되기까지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젠슨 황의 예측보다 양자컴퓨터가 더 빨리 상용화될 수도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5~10년 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구글은 이에 대비해 양자컴퓨팅 앱을 5년 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19일(현지시간) 위상 초전도체 기술을 활용해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양자컴퓨팅 칩 '마요라나1'(Majorana 1)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마요라나1에는 8개의 큐비트가 탑재돼 있는데 100만개 이상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MS는 "큐비트 100만개 이상을 탑재할 수 있는 시점을 '양자컴 상용화' 지점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칩 개발로 양자컴 시대가 몇 년 안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오리진 퀀텀은 지난해 1월부터 자체 개발한 72큐비트 양자컴 '오리진 우콩'을 가동해 33만9000건 이상의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중국과학원과 퀀텀시텍은 504큐비트 양자칩 '샤오훙'을 탑재한 양자컴퓨터 '톈옌-504'를 지난 12월에 공개하면서 그 뒤를 바짝 추격중이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도 최근 인텔과 손잡고 양자컴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2030년초까지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수준의 수만 큐비트급 양자컴 구축을 목표로 개발중이다.
우리나라도 뒤늦게 정부 주도로 큐비트 소자·제어 등 핵심기술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는 2032년 1000큐비트급 양자컴 구축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20큐비트 양자컴을 개발했고, 오는 2026년에 50큐비트급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세계 최초로 상온에서 작동하는 광자기반 8큐비트 양자칩을 개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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