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가 수십년동안 프레온가스 줄이기를 실천한 결과 오존층이 상당부분 회복됐고, 앞으로 10년 후 완벽하게 복구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성과는 전세계가 탄소감축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수잔 솔로몬 지구 대기 행성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통계학적 실험을 통해 전세계 프레온가스 감축 노력 덕분에 오존층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회복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오존층은 지구 성층권에 위치해 태양에서 쏟아지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 1985년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구멍이 뚫린 상태인 '오존홀'이 관측됐다. 오존홀로 자외선이 과다하게 대기권으로 유입되면서 남극 기온이 높아지고 해빙이 녹는 등 기후변화를 초래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듬해인 1986년 미국해양대기청(NOAA)에서 근무하던 솔로몬 교수가 탐험대와 함께 오존홀 생성 원인에 대해 연구한 결과 흔히 '프레온 가스'로 불리는 염화 플루오린화 탄소(CFCs)가 특정 계절 조건에서 성층권의 오존을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CFCs는 냉장고와 에어컨 등의 냉매로 흔히 사용됐던 물질이었다. 이후 전세계가 '프레온가스' 사용을 금지했고, 지금은 사용률이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솔로몬 교수는 오존층 회복 징후를 살피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한 결과, 해마다 오존층의 구멍 크기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관측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오존층 파괴 물질인 프레온가스가 줄어서인지, 엘니뇨·라니냐나 극소용돌이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일종의 지문처럼 흔적이 남은 기후변화 요인을 찾는 '핑거프린팅 방법론'을 활용했다. 지구 대기 시뮬레이션을 통해 오존층 파괴 물질의 증가 또는 감소, 성층권의 다양한 고도 등 여러 조건에서 오존층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오존층 파괴 물질이 감소하는 조건에서 오존층이 회복된다는 증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지금과 같은 회복 속도라면 2035년쯤 남극에서 오존 감소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현재까지 위성 관측을 통해 확인한 데이터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며 "해당 연구의 신뢰도는 95%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다는 징후는 이전부터 관찰돼 왔다. 지난 2023년 1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 미항공우주국(NASA), 미국립해양대기국(NOAA) 등이 '오존층 감소에 대한 과학적 평가' 보고서를 통해 2040년까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최대 2066년까지 완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해당 보고서에서도 1987년 '오존층 파괴물질에 관한 몬트리울 의정서'가 체결된 이후 세계 각국이 프레온가스 줄이기에 나선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당시에는 프레온가스 감축과 오존층 회복간의 직접적인 인과 관계를 증명하진 않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오존 연구를 통해 우리는 국제협약이 실제로 유해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며 "향후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등 환경문제 해결도 전세계가 협력하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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