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힘겨루기에 주류업계의 등골이 휘게 생겼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관세전쟁으로 샴페인부터 버번위스키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면서 주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미국산 위스키 등에 대해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그러자 이에 질세라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EU의 관세가 즉각 폐지되지 않으면 미국은 당장 프랑스와 다른 EU 국가에서 생산되는 모든 와인·샴페인·위스키 제품에 2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EU가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와인은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가 넘는다. 이탈리아 와인 종가 람베르토 프레스코발디는 WSJ와 인터뷰에서 "만약 200% 관세가 부과되면 시판되는 유럽산 와인의 가격은 20달러(약 2만9000원) 이상 높아질 것"이라며 "그 이상 오른다면 애호가들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50% 관세를 눈앞에 둔 미국 주류업체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의 대표 위스키인 잭다니엘의 제조사 브라운-포맨의 경우 순매출에서 EU 시장 비중이 20%여서 50% 관세가 부과되면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브라운-포맨 측은 관세 발효전에 미국과 EU가 합의에 이르기를 바란다면서도 대응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일부 주류업체는 EU 관세 발효를 앞두고 타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많은 물량을 EU 시장으로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주류업체 코발은 "우리가 유럽 시장에 계속 남고 싶다는 점을 이해시키기 위해 해외 유통사들과 협력해왔다"며 "이 폭풍을 견디기 위해 더 많은 제품을 선제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류업계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관세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당시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자, EU는 미국산 주류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 여파로 2021년 미국산 주류의 EU 수출은 2018년 대비 20% 급감했다.
미국의 주류 유통에도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미국 와인무역협회에 따르면 EU산 와인을 수입·유통하는 미국업체는 4000곳에 이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2일부터 각 국마다 상호관세를 적용할 것으로 밝혀, 관세 갈등은 전세계로 확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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