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펠]"버려지는 휴면자원, 아이들 상상력 자극하는 놀잇감이죠"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1 10: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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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자원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로 일상생활 속 긍정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사회혁신리더를 선발해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편집자주]

▲"버려지는 폐기물을 아동·청소년 교육용으로 재사용하고 있다"고 밝히는 이수영 자원 대표 ⓒnewstree

자투리 천이나 불량품, 규격 외 제품, 재고 등 공장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폐기물들을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이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곳이 있다. 바로 비영리사단법인 '자원'(ZAONE)이 그 주인공이다. 

이수영(41) 자원 대표는 이런 폐기물을 '휴면자원'이라고 말한다. 가구공장에서 나오는 자투리 목재,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불량품 등이 모두 휴면자원이다. 이 휴면자원들은 경제적 가치가 없기 때문에 폐기처리된다. 특히 자투리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자원은 한해 44만톤에 달한다.

'자원'은 이렇게 버려지는 휴면자원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놀잇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마디로 쓰레기가 아이들의 놀이도구로 변신하는 셈이다. 이수영 대표는 "요거트 용기와 실타래 심으로 로봇을 만드는 아이들도 있고, 길게 늘어진 고무줄을 동그랗게 묶어 고리던지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값비싼 장난감 대신 아이들 스스로 장난감을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제공하면 창의력과 자주성까지 길러진다. 이수영 대표는 "그게 자원의 교육방침"이라며 "우리는 재료만 제공할 뿐인데 아이들은 그 재료로 깜짝 놀랄만한 창의력을 발휘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버려지는 자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교육기자재 구입비도 들지 않는다. 가난 때문에 교육기회를 놓치는 아이들에게도 배움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는 자원의 이수영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 "빈곤가정 아이들도 교육기회 누려야"

'자원'의 첫 시작은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빈곤가정 아동들을 만나면서부터다.

인문학과 미술을 결합한 창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이수영 대표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빈곤가정 아이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런 아이들을 보며 이 대표는 '어떻게 해야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본인의 사업을 비영리로 전환하기로 결심했다. 이 대표는 "영유아 교육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영리로 사업을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자원'은 지난 2022년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탄생해 '놀이'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놀이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아이들의 잠재력을 발굴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아이 스스로가 놀이의 설계자가 되는 과정에서 독창적인 사고력과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놀잇감을 고민하던 이 대표는 오랜 연구 끝에 '휴면자원'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표는 "완성된 물건이 아닌 휴면자원은 지점토나 레고처럼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딱 맞는 재료였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다양한 휴면자원들(사진=자원)

◇ "휴면자원 교육시스템 구축할 것"

자원은 전국에 있는 아동보호시설, 어린이집, 돌봄센터 등 손길이 필요한 곳에 직접 방문해서 5~13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교육은 보통 2시간 정도 진행하지만 아이들이 무엇을 만들든지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공작 도구를 쓸 때 위험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정도다.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찾도록 하는 것이 자원의 교육 핵심이다.

자원은 현재 30개 기업으로부터 110가지의 휴면자원을 제공받는다. 아이들은 각양각색의 휴면자원을 마음대로 조립하거나 분해하면서 나만의 장난감을 만들거나 새로운 놀이를 개발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교실보다 '놀이방' 같은 분위기로 교육이 진행된다"며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장난감을 꼭 쥐고 집으로 간다"고 말했다.

언제든지 휴면자원을 갖고 놀 수 있는 '휴면자원 창의 실험실'도 있다. 지난해 자원은 아동 비율이 높고 돌봄서비스가 불충분한 지역을 선별해 약 한달가량 휴면자원 창의 실험실을 운영했다. 지역아동센터나 빈교실 등에 마련된 이 실험실을 찾아온 아이들은 531명에 달했다. 

자원은 전국 교육자들과 교육시설에 아이들이 상상력을 자극할 휴면자원을 제공하는 멤버십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는 휴면자원을 20톤 가량 수급할 예정이며, 교사·보육사를 대상으로 휴면자원을 활용한 수업방식도 알려줄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4월 21일 개관하는 '휴면자원센터'를 통해 휴면자원 교실을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이렇게 공교육 및 영유아 보육시설 등에 휴면자원을 공급하고 이를 활용한 수업을 정착시켜 전국에 '휴면자원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이수영 대표가 추구하는 교육 목표다. 이 대표는 "이탈리아에도 150개 기업에서 제공받은 2750종의 휴면자원을 직접 운영하는 재활용센터뿐 아니라 각급 학교에도 제공하는 '레미다'(Remida)라는 비영리단체가 있다"면서 "자원도 레미다같은 '휴면자원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4월 21일 개관 예정인 휴면자원센터(사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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