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알츠하이머'…억제제 개발 실마리 찾았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6-02 15:58:35
  • -
  • +
  • 인쇄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 형성을 방해하는 억제제 개발의 실마리를 찾았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김준곤 교수, 최태수 교수 연구팀이 윌리엄 고다드 3세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응집 현상을 억제할 수 있는 억제제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질환의 일종으로 뇌세포가 죽고 조직이 상실되면서 지적 능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신경세포가 소실되거나 신경전달물질의 양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언어구사력·이해력·읽고 쓰는 능력 등에 장애가 발생하며 치매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실제로 국내 치매 환자 가운데 70%는 알츠하이머 발병자다.

알츠하이머병의 주 원인은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로, 잘못 접히면 서로 달라붙으면서 독성이 있는 섬유 형태의 덩어리(응집체)를 형성해 병을 유발한다. 최근 이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단백질을 직접 겨냥해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는 약물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응집 억제 효과 향상 과정 모식도(사진=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구조적 특성을 분석해 잘못 접힌 구조로 자가조립·응집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펩타이드 억제제를 설계했다.

응집 억제를 위해선 고농도의 펩타이드 응집 억제제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보다 더 많이 존재해야 하며, 안정적인 결합을 위한 구조 변화가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자물쇠와 열쇠처럼 서로 모양이 잘 맞으면 강력한 결합력을 갖게 되지만, 비정형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기존 억제제는 결합력이 약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정형 상태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안정적으로 결합하여 복합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반 평행 베타 평판' 구조의 형성을 유도했다. 그 결과 기존 억제제보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응집체 형성이 감소하며 세포 독성이 크게 완화됐다. 또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는 능력과 혈장 내 안정성도 치료와 예방에 활용하기에 적합한 수준으로 나오기도 했다.

김준곤 교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구조적 특성을 규명해 안정적인 복합체를 형성할 수 있는 설계 방법을 제시했다"며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치료 및 예방을 위한 치료제 개발 연구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독일화학회지'에 지난달 22일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전략은...KEMI, 17일 세미나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SG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50억 기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50억원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사용된다.서울대는 3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중강

KCC '2025 ESG 보고서' 발간...온실가스 '스코프3'까지 확장

KCC가 ESG경영 성과와 지속가능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1번째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

"중대재해는 기업 ESG평가의 핵심리스크...등급 차감요소로 작용"

'중대재해'가 기업의 가치와 ESG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3일 발간한 '중대재해

기후/환경

+

바닐라·유제품 생산량도 감소?...기후변화로 생산량 감소세

바닐라와 유제품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과 향신료가 기후변화에 의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샬럿 와테인

美 캘리포니아 반년만에 또 '대형산불'...폭염과 강풍에 불길 확산

올 1월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 Fire)에

"더이상 못 참겠다"…환경부, 계양산 러브버그 직접 방제

인천 계양산에 떼로 나타났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환경부가 결국 직접 방제에 나섰다.최근 계양산 정상을

때이른 폭염에 '가장 더운 6월'...1년만에 평균기온 또 갈아치웠다

올 6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6월 전

'불지옥'으로 변한 유럽...독일과 그리스 산불 계속 확산

역대급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유럽으로 인한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가득이나 뜨거운 대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주말날씨] 낮 최고 36℃ '찜통더위'...밤에도 28℃ '열대야'

이번 주말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많겠다.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