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방식에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조슈아 딘 박사 연구팀은 전세계 67개 지역에서 수집된 하천 이산화탄소(CO₂)와 용존무기탄소(DIC)의 방사성탄소(C-14) 함량을 분석해보니, 하천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59%가 수백에서 수만년 된 '오래된 탄소'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 발견은 기존에 알려진 '수년 내 생물 순환 탄소' 위주 배출 가설을 뒤엎는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이 오래된 탄소들은 1955년 이전 대기 중에 존재하던 탄소로, 대부분 깊은 토양, 고대 퇴적층, 암석 내 유기물 등 장기 저장소에 보관돼 있던 것이다. 탄소들은 지하수 흐름, 침식, 암석 풍화 등을 통해 하천으로 유입된 후 물 표면을 통해 대기로 방출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지질·토양 기반 탄소 누출'이 연간 지상 생태계 전체 탄소 흡수량에 버금가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는 탄소 저장소가 인간활동이나 기후변화로 인해 예상보다 훨씬 쉽게 교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과거에는 안정적으로 저장돼 있다고 여겨졌던 탄소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변화, 농업 개간, 산림 훼손 등으로 풀려나 대기 중 온실가스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기후 모델에서 간과됐던 탄소 방출 경로가 새롭게 확인됨에 따라, 기후예측 정확도와 탄소예산 추계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국제적 탄소감축 목표도 인간 배출량만이 아니라 이러한 '비인위적 누출'까지 고려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게 됐다.
조슈아 딘 박사는 "이전까지 하천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대부분 생태계 순환에서 발생한 것으로 간주됐지만, 실제로는 지질·토양 저장소에서 유래한 탄소가 대규모로 방출되고 있었다"며 "이는 기후모델을 다시 검토해야 할 만큼 중대한 발견"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6월 4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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